"성과 없는 곳에 보상 없다" 사내 여론 악화…노조 도덕성·명분 도마 위
![]() |
|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형진 선임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상 초유의 총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노조가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라인을 볼모로 30조 원 손실론을 내세우며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지만 정작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양상이다.
![]() |
| (사진=연합뉴스) |
◇ "적자 사업부에 억대 성과급이라니"…DX 부문 폭발
21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노조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까지 고액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점이다.
DX 부문의 한 직원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인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실제 사내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약 60%가 "적자 상태인 사업부는 성과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노조의 방침에 불만을 드러냈다.
노조의 요구안이 관철될 경우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부서 직원들까지 1인당 최대 4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 |
| (사진=연합뉴스) |
◇ '30조 인질극'에 산업 공동화 우려까지…명분 잃은 노조
노조가 파업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제시한 '30조 원 손실론' 역시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은 한 번 멈추면 복구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협상 카드로 쓰는 노조의 행위를 두고 '국가 경제를 인질로 잡는 도를 넘은 행위'라고 지적되는 이유다.
파업 리스크가 상수가 될 경우 삼성전자가 결국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전 공정 자동화를 가속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부가가치 기술과 핵심 설비는 미국 등지로 떠나고 국내에는 단순 공정만 남는 '산업 공동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치호 경제평론가는 "파업으로 공급망 신뢰를 잃으면 글로벌 고객사 이탈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결국 피해는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 자신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 |
| (사진=연합뉴스) |
◇ 사측 "글로벌 기준 보상 체계 도입" vs 노조 "이재용 회장 등판하라"
사측은 노조의 집단행동에 법과 원칙에 따라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단순 현금 나누기식 성과급에서 벗어나 인센티브를 4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거나 주식 보상 방식(RSU)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보상 체계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 현금 잔치보다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직원의 성과를 일치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도덕적 결함까지 노출되면서 노조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과 형평을 중시하는 사내 여론이 악화되면서 노조 스스로 명분을 잃고 있다"며 "다 같이 망해보자는 식의 파괴적 투쟁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이형진 선임기자(magicbullet@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