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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릭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오릭스는 11일 카타르 정부계 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과 공동으로 1조엔 규모의 사모펀드(PE)를 설립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전했다.
일본 민간 주도의 펀드로는 최대 규모로, 중동 자본을 끌어들여 글로벌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오릭스의 다카하시 히데타케 사장은 이날 QIA의 모하메드 소와이디 CEO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비공개 안건이나 자회사 매각 등 대형 거래가 늘고 있다”며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QIA와의 협력을 통해 질 높은 투자 기회를 적극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일본 내 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며, 기업가치 300억 엔 이상의 중대형 기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오릭스는 IT·헬스케어 등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직접 경영 참여를 통해 전략 수립과 투자 관리를 수행한다.
펀드 총 투자 규모는 차입금 포함 시 1조 엔을 초과할 전망이다. 오릭스는 5,200억 달러(약 80조 엔)를 운용 중인 QIA와의 협력을 통해, 그동안 미국계 KKR·베인캐피털 등 글로벌 PE 펀드가 주도하던 대형 거래 시장에 ‘일본판 대항마’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는 해외 펀드에 의한 대형 인수가 잇따르고 있다. 2025년 2월 베인캐피털이 미쓰비시케미컬 그룹(4188 JP) 산하 다나베미쓰비시제약을 약 5,100억 엔에 인수했고, 8월에는 미국 블랙스톤이 IT 인재파견 대기업 테크노프로홀딩스(6028 JP)를 5,074억 엔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오릭스는 2012년 M&A 전문 부서를 설립한 이후 32건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2014년 회계 소프트웨어 대기업 야요이(약 800억 엔)를 인수해 2022년 KKR에 2,400억 엔에 매각했으며, 같은 해 약 3,000억 엔 규모로 화장품 기업 DHC를 인수했다.
그동안 자체 자금으로 인수를 진행해 리스크 자산이 확대되는 한계를 안고 있었지만, 이번 펀드를 통해 외부 자금을 활용함으로써 재무 건전성과 투자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카하시 사장은 “부동산과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에서 약 2조 엔 규모의 투자 파이프라인을 상시 보유 중”이라며 “외부 자금 조달로 성장 기회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 M&A 시장은 도쿄증권거래소의 PBR(주가순자산배율) 1배 미만 기업 구조개선 요구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2025년 들어 투자회사에 의한 일본기업 인수는 26건으로, 2020년(9건)의 약 3배로 늘었다. 비핵심사업 매각 및 상장폐지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가 주요 배경이다.
한편, QIA는 LNG 중심 경제에서 탈피해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며, 로보틱스·콘텐츠·반도체 등 경쟁력 있는 일본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이 QIA의 첫 일본계 PE펀드 출자 사례로, 향후 일본 내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