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홍수 속에서 나만의 투자 리듬을 지키는 법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 하지만 왜 나의 자산은 '텅장(텅빈 통장)' 뿐일까. 월급날 통장에 잠시 머물렀던 돈은 며칠 새 텅 비고, 신용카드의 한도는 빠르게 차오른다. 분명 수입은 있지만 어디론가 흘러가 없어진다. 누군가의 수입은 식비, 통신비, 주거비로 지출되고, 누군가의 수입은 자산으로 쌓인다. 이에 알파경제와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저자팀이 공동 주최하는 '청년 자산 알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이 연재는 도서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소비하는 당신을 투자자로 바꾸는 돈의 지도'의 핵심 관점과 구조적 전략을 기초로 한다. [편집자주]
①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흐를 뿐이다
청년의 월급이 모이지 않는 구조적 이유와 자산 설계자 관점
②커피값으로 배우는 자본의 법칙
소비→자산 전환의 구조적 사고: 익숙한 지출을 자산의 언어로 읽는 법
③월세 인생에서 월배당 인생으로
리츠(REITs)·배당 구조 실전 해석: 지출 흐름을 수익 구조로 바꾸는 법
④내가 쓰는 브랜드에 투자하라
소비 패턴이 곧 포트폴리오: 일상 소비 흐름을 자산 축적 구조로 전환하는 법
⑤하루 10분의 자산 점검 습관
돈보다 습관을 설계하는 힘: 관점 전환과 루틴의 중요성
⑥정보는 많고 전략은 없다
재테크 피로를 줄이는 구조적 접근: 정보 홍수 속에서 나만의 투자 리듬을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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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자산 알파 프로젝트 이미지 (사진=챗GPT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청년층이 자산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시장 예측보다 소비 흐름을 자산 축적의 구조로 전환하는 루틴과 시스템이 중요하다.
하루 10분의 자산 점검 습관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돈의 흐름을 관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면, 이제 투자 여정을 지속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인 ‘정보 과잉과 재테크 피로’라는 문제를 해결할 차례다.
최근 투자정보는 유튜브, SNS, 뉴스 등 수많은 채널을 통해 끝없이 밀려 들어온다. 그러나 '왜 투자해야 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실질적 콘텐츠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환경에서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Signal)와 소음(Noise)을 구분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 남기는 필터링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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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13일 서울 용산구 서울광역청년센터에서 열린 '서울 영테크' 사업 성과간담회에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
◇ 정보 과잉 시대, 해석의 결여...소음(Noise)과 신호(Signal) 구분 필요
26일 도서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에 따르면 많은 청년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거나 실패하는 이유는 의외로 투자를 ‘수익률을 예측하는 게임’으로 인식하고, 그 예측을 위해 끝없이 정보를 찾아 헤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핵심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일종의 ‘주의력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피로가 누적될수록 간단하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기대게 된다. 그 결과 투자는 장기 구조가 아니라 단기적·충동적 판단을 따르게 된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투자 실패의 주요 원인은 ‘정보 해석력의 마비’에 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소음(Noise)과 신호(Signal)로 분류하고 해석하는 자기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주가의 단기 등락, 이슈성 뉴스, 개인 의견, 감정만 자극하는 정보 등은 대개 소음이다. 이런 소음은 투자자의 감정을 흔들어 충동적인 매매로 이어지게 만든다.
반면 거시경제 흐름, 기업의 본질적 펀더멘털, 정책 변화, 구조적 리밸런싱의 필요성 등 장기적인 방향성을 바꾸는 정보가 신호이다. 하루짜리 정보는 소음일 확률이 높고, 구조적 흐름에 기초한 정보는 신호일 확률이 높다.
이창운 법학박사(상법) 겸 전 금감원 감독총괄국장은 "투자정보는 옷과 비슷해 최고급 수트라도 체형에 맞지 않으면 불편할 뿐이듯, 아무리 정교하고 성공적인 투자 전략이라도 자신의 자산 규모·투자 목적·리스크 감내 수준·경험과 감정 성향이 다르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라며 "정보는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게 ‘가공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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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빚투 열풍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
◇ 정보 제공자의 포지션과 의도를 읽는 힘
정보 과잉 시대의 또 다른 함정은 정보 제공자의 포지션과 의도를 읽지 못한다는 데 있다.
누군가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릴수록, 우리는 그 말의 ‘의도’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지만, 투자에서는 내용에 앞서 그 사람이 어떤 포지션에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말하는 이가 어떤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지, 그의 위치와 이해관계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지 못하면, 우리는 ‘객관성을 가장한 마케팅 메시지’를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정보 제공자가 개인 투자자인지, 기관 분석가인지, 상품 판매자인지, 혹은 이해관계자이면서도 이를 숨기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포지션을 드러내지 않은 조언일수록 신뢰도는 낮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산업과의 관계, 기관 고객의 니즈 등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매수’ 의견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또한 그들이 제시하는 전략은 기관 포트폴리오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 투자자의 투자 목적·규모·리스크 성향과 맞지 않을 수 있다.
투자에서 신뢰는 ‘이해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난 상태’에서만 성립된다. 정보 제공자의 수익 구조가 무엇인지, 그가 말하는 전략이 자신의 투자 조건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포지션을 읽는 눈이 투자자의 생존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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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도서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
◇ 자신만의 투자정보 필터링 모델 확립
정보 과잉에서 오는 재테크 피로를 줄이고 전략적 판단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 속에서 노이즈를 걸러낼 수 있는 자기만의 필터링 모델이 필요하다.
정보 필터링에는 세 단계의 구조적 분석이 유용하다.
1단계는 출처 점검(Source Filtering)이다. 정보가 누구에게서 왔는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지를 확인한다. 익명 또는 실명, 광고성 콘텐츠인지 검증된 기관의 발표인지 등 출처의 신뢰도와 목적을 우선적으로 식별한다.
2단계는 맥락 분석(Context Analysis)으로, 해당 정보가 어떤 시점과 배경에서 등장했는지를 해석한다. 정보의 내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상황·이슈·발표 시점 등과 연결해 ‘왜 지금 이 정보가 나왔는가’를 읽어내려는 훈련이 중요하다.
3단계는 신호 추출(Decision Signalization)이다. 그 정보가 내 투자 전략에 실제로 영향을 줄 만큼 의미를 가지는지 판단한다. 단기 등락이나 감정적 자극은 소음으로 구분하고, 장기적 방향·구조·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만 신호로 추려낸다.
이상화 전 KB국민은행 금융투자상품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많은 정보’가 아니라 ‘신호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며, 아울러 정보 소비자가 아니라 정보 판단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구조적 필터링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정보 탐색이 줄고 감정 개입도 약화돼 재테크 피로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투자는 더 이상 예측 게임이 아닌 나만의 구조를 설계하는 행위로 전환된다"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