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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전경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회사가 최근 크게 늘어나며 금융당국이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합병을 주관하고 있는 증권사가 기업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려 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일반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금감원이 공개한 최근 스팩을 통한 기업공개(IPO)·합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팩은 45건으로 전년 25건에 비해 80% 증가했다.
스팩은 우량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 가치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뜻한다. 상장후 3년 이내 합병해야 하며, 합병에 실패하면 투자자에게 돈을 돌려주고 해산한다.
스팩 상장의 장점은 스타트업같은 기업에서 까다로운 기업 공개 절차를 간소화해 쉽게 증시에 데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스타트업들에서 스팩 합병이 주된 상장 수단 중 하나로 각광받았다.
또한 일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제한된 비상장사의 지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스팩 투자 및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이 반드시 높은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스팩 투자 및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이 반드시 높은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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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금감원은 2019∼2022년 9월 합병이 완료된 스팩 54개사를 분석했는데, 스팩의 합병가액은 기준시가 대비 할인하고 합병 대상 법인의 가액은 본질가치 대비 할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대표발기인인 증권사는 합병 실패 시 손실이 발생하는 반면 합병 성공 시 자문수수료를 받고 스팩 주식 취득가액도 낮기 때문에 비상장법인에 대한 엄정한 평가보다 합병 성공을 우선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스팩 상장 및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투자주체 간 이 같은 이해상충 요소가 충실히 기재될 수 있도록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팩은 일반투자자가 인수·합병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일부 불리한 투자 여건이 존재하므로 투자자들은 유의하며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