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 '돈잔치' 본격 제재..."성과급, 현금 대신 주식·스톡옵션 지급 검토"

파이낸스 / 유정민 / 2023-03-16 18:56:53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막대한 '돈잔치'를 본격적인 제재를 가한다.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성과급을 실질적인 성과에 따라 주식과 스톡옵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할 것을 검토한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에서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공개된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성과급과 퇴직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약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총 36조9288억원으로 전년(30억3062억원) 대비 21.9%(6조6326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0년(27조309억원) 대비로는 무려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고금리 기조 속 예대마진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대 은행이 지출한 인건비는 이자 수익의 약 30%에 달하는 총 10조7991억원이었다. 이는 전년(10조2318억원) 대비 5673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고정급여가 5조4044억원, 성과급 1조9595억원, 퇴직금이 1조5152억원이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및 저금리 지속 등으로 대출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점, 또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급화 돼 있다는 지적 등을 감안해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대 은행 성과보수체계를 살펴보면 직원 성과급은 고정성과급에 특별성과급을 더해 지급된다. 

고정성과급은 월 기본급의 400%를 기준으로 하되 직원별 KPI에 따라 280~560% 차등 지급한다. 특별성과급은 사전에 설정된 은행 단기 경영목표 달성시 수익의 일부를 임직원에게 배분하며, 구체적 지급기준은 사전 노사합의에 따라 은행장 전결로 지급된다. 단 외국계 은행 중 1개 은행은 특별성과급 제도가 없고, 다른 1개 은행은 제도는 있으나 최근 2년간 미지급했다고 금융위는 부연했다.

아울러 국내의 경우 은행장 보수를 결정할 때 수익성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장의 총 보수는 '고정보수'와 단기성과와 정기성과를 고려한 '성과보수'로 구성된다. 이중 단기성과급 평가시 활용되는 정량지표에 수익성이 32~45%로 배점이 가장 높았다. 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은 각각 8~15%, 0~10% 수준에 불과했다. 수익성 비중은 장기성과급 평가시엔 60~95% 정도로 더 커졌다. 또 장기성과급에는 통상 은행 경영목표 또는 디지털 전환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비이자이익 기반 확대 등이 지표로 활용되는 '정성평가'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성과급 지급시 단기적 성과 뿐 아니라 장기적 성과까지 평가하고, 지급방법도 이연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지급수단도 현금 뿐 아니라 주식·스톡옵션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은 성과급 지급시 단기적 성과 뿐만 아니라 장기적 성과까지 평가하고 지급 방법을 이연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지급수단을 현금 대신 주식·스톡옵션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성과평가 기간을)7년을 더 한다, 3년을 더 한다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이에 대한 지급도 장기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다는 것"이라며 "이연지급제와 같은 주식, 스톡옵션 등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기 위해 보수위원회 안건 공개, 세이온페이(Say-On-Pay)도입 등을 고려한다. 


김 부위원장은 "성과보수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외부적 요인보다는 실질적 성과에 따라 중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 지급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이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SVB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대비해 경기대응완충자본과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이란 신용팽창기에 은행에 추가자본을 0~2.5%까지 적립토록 하고 신용경색 발생시 자본적립 의무를 완화해 이를 사용토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는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 SVB에 이어 시그니처 은행까지 폐쇄됐으나 국내 은행은 양호한 유동성과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고, 관련 미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도 크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갖고 금융안정 유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금융위원회)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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