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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협은행)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NH농협은행에서 시재금 횡령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내부 통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지난 3월 직접 시재금을 검사하고 금융 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경기 의왕시의 한 영업점에서 신입 행원 A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시재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A씨는 회당 약 1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농협은행은 A씨를 경찰에 고발해 현재 의왕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또 다른 영업점에서는 이달 신입 행원 B씨가 시재금 약 200만원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사고 발생 즉시 인지하여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시재금 횡령은 은행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 유형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은행 직원들은 일정 한도 이하의 시재금을 개별 보관하고 일일 결산 시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지만, 전산상으로는 정상적으로 관리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금고는 비어 있을 수 있다는 허점이 존재한다.
농협은행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부터 출납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은행 직원이 일일 결산 마감 시 5만원권 전액을 모출납에게 인계하고 퇴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
존에는 권종별로 최대 99매까지 보유할 수 있었지만, 횡령 사고 예방을 위해 5만원권은 전액 인도를 의무화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신한은행도 지난 3월부터 창구 직원이 5만원권을 매일 모출납에게 인계하도록 지침을 변경했으며, 우리은행은 3월부터 자동 정산 기능을 갖춘 스마트 시재 관리기를 도입해 횡령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횡령 등 금융 사고가 증가하면서 은행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재 횡령 사고는 개인의 일탈이기도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엄격한 시재 관리와 담당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