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주주총회서 연대 측 구희찬 감사위원 선임 성공
주주연대 “저평가 원인은 특수관계인들의 과도한 급여 탓”
배당 확대 및 임원 보수 규정은 숙제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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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스테인리스 소재 가공·제조 기업 티플랙스와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일단락됐으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연대 측이 추천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의결되면서, 경영 투명성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주주연대 측이 추천한 감사위원은 과거 티플랙스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구희찬 씨로 회사 경영에 대한 감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희찬 감사는 "적극적인 IR활동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정상화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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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플랙스 홈페이지) |
◇ 23년 적자전환 속 이사의 보수 한도 30억원→40억원으로 상향
티플랙스는 스테인리스 소재 가공·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국내 스테인리스 봉강(환봉) 부문에서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티플랙스와 소액주주와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2023년 티플랙스는 매출 2511억원,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1991년 법인 전환 이후 첫 적자다.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티플랙스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의 보수 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결의한 것이다.
이에 소액주주 측은 김영국 대표와 그의 아들인 김태섭 신임 대표의 의결권을 제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반발했다.
올해 소액주주들은 연대를 결성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시장에서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티플랙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0배(12월 결산)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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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태섭 티플랙스 대표, 윌리엄 사모에이 루토 케냐 대통령이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티플랙스) |
◇ 주주연대 “저평가 원인은 특수관계인들의 과도한 급여 탓”
주주연대 측은 저평가의 원인으로 실적 대비 저조한 주주환원과 특수관계인들의 과도한 급여 수준을 지목했다.
지난 5년간 김 회장과 그의 숙부인 김태수 이사는 총 92억87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같은 기간 티플랙스의 누적 영업이익은 453억원이며, 주주들에게 환원한 배당 총액은 30억3300만원에 불과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과도한 가족경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티플랙스 임원 7명 중 4명이 대표이사와 친인척 관계에 있어 회사 내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소액연대 측은 주당 100원의 배당과 함께 구희찬 전 티플랙스 부사장을 상근 감사 후보자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소액주주 측은 "주주환원 등의 문제는 여전히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구 감사가 선임된 만큼, 회사 측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