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위 삼성·2위 미래, ETF 보수 인하 '출혈 경쟁'

인사이드 / 김혜실 기자 / 2025-02-10 05:00:15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이 본격화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지수 추종 ETF 2종의 총보수를 인하하고 업계 최저 타이틀을 달자마자, 삼성자산운용이 다음날 더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1위를 두고 치열한 가운데, 상품, 보수, 인재 영입 등에 모든 역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왼쪽), 미래에셋센터원(오른쪽)

◇ 미래에셋 선전포고...0.0068%로 보수 인하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일 미국 대표지수 ETF인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 보수를 연 0.0068%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 0.07%에서 10분의 1 수준인 0.0068%로 큰 폭의 파격 인하인 데다, 국내 상장된 ETF 중 최저 보수로 시장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이번 인하는 2020년 11월 연 0.3%에서 0.07%로 인하한 이후 약 4년 만의 인하였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TIGER ETF는 고객들의 장기 투자 파트너로서 앞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대표지수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투자하는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 삼성자산운용 0.0062%로 '최저' 타이틀 탈환

그 이틑날인 지난 7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에 대해 0.0099%에서 0.0062%로 다시 한번 총보수 인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에 대해 0.0099%로 총보수 인하를 단행한 후 10개월 만에 추가 인하다. 

회사 측은 지난 1월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 입법 예고에 따라 더 이상 TR(분배금 자동 재투자)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고객들을 위한 보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하로 TF 구조 수준의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0.0068% 보다 단 0.0006% 낮은 0.0062%를 제시하면서 '최저 보수' 타이틀을 다시 가져온 만큼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이번에 다시 한번 이 상품들의 총보수를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것은 TR형 구조의 소멸을 아쉬워하는 기존 투자자분들에 비용을 더 낮추고 배당금을 더 드리기 위해 그리고 아직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연금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삼성자산운용 제공)

◇ 차별화 상품 없다...보수로 '출혈경쟁'

이처럼 보수 인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운용사간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의 순자산총액 기준 ETF 시장 점유율은 이달 4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이 37.9%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5.5%로 바짝 뒤를 이었다. 

3~4위권 경쟁도 치열하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7.8%, 7.7%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토탈리턴(TR)형 상품을 내세워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최근 정부 방침에 따라 TR 상품이 사라지게 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의 분배금 지급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TR 이탈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두회사 모두 더 이상의 상품 차별화는 어렵다는 판단에 보수 경쟁에 뛰어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ETF 자금유입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운용사들이 점유율 경쟁에 뛰어든 상황인데,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 자산운용사 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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