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키움증권이 2021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뜻하는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키움증권 임직원 성과급도 월급의 800% 수준으로 책정됐다.
2023년 영풍제지 주가 폭락 사태 등으로 위기를 맞았던 키움증권이 올해 초대형IB 인가에 도전하면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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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동 키움증권 신사옥. (사진=키움증권 제공) |
◇ 작년 영업이익 1조982억원...전년 대비 95% 증가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94.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별도기준으로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11조2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8% 증가했다. 순이익은 8349억원으로 89.43% 늘었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277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3조6416억원, 14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약정이 전 분기 대비 32.6% 증가하며 관련 수수료 수익이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을 상회했다. 또 맘스터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에코비트·비앤비코리아 인수금융 등을 주선하며 인수·합병(M&A)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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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키움증권) |
◇ 성과급 월급 800% 수준 지급
호실적에 따라 키움증권은 월급의 800% 수준으로 지난해 성과급을 책정했다.
상반기 150%·하반기 650% 등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됐으며, 부서·개인별 기여도에 따라 차이를 뒀다. 특히 보상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기본급이 아닌 월급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했다.
지난해 실적이 2023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덕분이다. 키움증권은 2023년 영풍제지 주가 폭락 사태에 따른 미수금으로 433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5647억원이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미수금이 해결되고 브로커리지 영역에서 실적을 내면서 각종 리스크가 걷히고 영업이 정상화됐다는 평가가 잇따르자, 회사가 성과급을 잔치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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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사진=연합뉴스 |
◇ 연내 초대형IB 인가될까...발행어음으로 사업다각화
초대형IB 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초대형 IB 진출 신청 업무를 전담하는 종합금융팀을 투자운용부문 산하에 신설하면서 내부적으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인가 신청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초대형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재무건전성 확보 ▲대주주 적격성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 등의 요건을 갖춘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금융당국 심사를 통해 인가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2022년 말 이미 4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풍제지 대규모 미수금 사태와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도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자기자본의 2배 규모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어 증권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 수 있고 다양한 사업에 투자해 수익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리테일 부문에 수익 구조가 편중돼 있는 만큼 초대형IB로 지정되면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어 더 적극적인 상황이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오는 3월 종투사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신청 시기는 제도 개정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