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확률형 사기’ 징벌적 손해배상 3배 철퇴…크래프톤·넥슨 등 5개사 공정위 조사

인사이드 / 김영택 기자 / 2025-01-03 09:04:30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로 '위기'…매출 70% 차지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회가 게임 산업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게임사들에게 더 큰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김승수, 이기헌, 강유정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3건의 개정안을 병합한 것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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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 손해 최대 3배 징벌적 손해배상…게임사 사실 입증 책임도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공급 확률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시해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한다.

또 ▲게임사의 고의로 인한 이용자 손해에 대해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한다. 이어 ▲게임사의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 책임을 게임사에게 전환한다.

이 법안은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를 보완하는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4월 22대 국회를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및 '입증책임 전환제도' 도입에 관한 공개 정책 제안을 진행했다.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이번 개정안의 통과로 게임 산업에서의 투명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이용자들의 권리 보호가 한층 강화되는 한편, 게임사들은 더욱 신중한 운영과 정보 공개가 요구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22대 국회를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및 ‘입증책임 전환제도’도입에 관한 공개 정책 제안을 진행한 바 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은 알파경제에 “이번 개정안 통과는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게임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이용자 신뢰 확충과 투명한 게임 문화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때로부터 시행되며, 시행 이후 게임사의 고의에 의한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행위나 과실에 의한 확률 오표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로 '위기'…매출 70% 차지

게임 산업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확률형 아이템이 새로운 규제에 직면해 업계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으로 인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소송에서 고의성이 없음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일정 확률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하는 유료 콘텐츠다.

지난 2023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PC 게임 매출의 76%, 모바일 게임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로또' 형태의 이 시스템은 동시에 과도한 사행성 논란과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한 신뢰 상실 문제도 안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 업체들이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크래프톤 등 5개사 공정위 조사, 넥슨 소송 패소

국내 주요 게임 기업들이 확률형 아이템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여러 게임사를 조사 중인 가운데, 일부 기업은 이용자들과의 법적 분쟁에 직면해 있다.

크래프톤, 위메이드, 그라비티, 웹젠, 컴투스 등 5개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불투명하게 운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게임 내 아이템 획득 확률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관련된 법적 분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데 이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711명이 제기한 또 다른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게임사들의 영업 방식과 이용자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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