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희 회장 장녀 카와나 마야, 스파이버 인수...경영 정상화 나서

일본 / 우소연 특파원 / 2026-03-26 13:41:49
(사진=스파이버)

 

[알파경제=(고베)우소연 특파원] 바이오섬유 개발 기업인 스파이버(야마가타현 쓰루오카시)가 사적 정리를 통해 사업 재건에 나선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파이버는 소프트뱅크 그룹(9984 JP) 손정의 회장의 장녀인 카와나 마야 씨가 대표를 맡은 신설 법인 ‘크레인(CRANE)’에 사업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기관 차입금을 포함한 부채를 정리하고, 카와나 대표 주도하에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일본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이 사적 정리를 단행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파이버는 25일 주주총회를 열어 사적 정리 및 사업 양도 안건을 결의했다. 지난 2월 설립된 크레인은 스파이버의 핵심 기술과 인력을 승계하며, 향후 사명을 스파이버로 변경할 예정이다. 기존 스파이버 법인은 사명을 변경한 뒤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공동 창업자인 세키야마 카즈히데 씨와 스가와라 준이치 씨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향후 기술 개발 및 제품화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니케이 조사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스파이버의 기업 가치는 약 1695억 엔으로, 국내 비상장 신흥 기업 중 5위 규모를 기록했다. 누적 조달액은 1000억 엔을 상회했으나, 2025년 말 상환 기한이 도래하는 약 400억 엔 규모의 부채가 경영상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2007년 게이오 대학 출신들이 설립한 스파이버는 인공 단백질을 활용한 친환경 섬유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버버리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해당 소재를 채택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2020~2021년 진행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위기의 단초가 됐다. 당시 스파이버는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하는 ‘사업가치 증권화’ 방식을 통해 400억 엔을 조달했다.

당초 이 자금은 미국 내 대규모 생산 설비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엔화 약세와 글로벌 물가 상승 여파로 투자 비용이 예상치의 3배 수준으로 급증하며 생산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로 인해 2024년 12월 회계연도에는 약 280억 엔의 특별 손실이 발생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의류 사업 경험이 있는 카와나 대표는 부채 상환 기한에 맞춰 지원 의사를 밝히며 경영 재건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최근 딥테크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스타트업 정보 사이트 스피더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전체 자금 조달액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으나, 딥테크 등 연구개발형 기업의 기업당 평균 조달액은 4.65억 엔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다만, 이번 스파이버의 사례로 인해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연구개발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검증 기준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향후 카와나 대표가 의류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처를 어떻게 확보하고 스파이버의 기술력을 수익화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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