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男·일본女 혼인 1년 새 40% 폭증… 10년래 최다
한국女·일본男 혼인은 10년 전 대비 5분의 1 '토막'
"日 실용주의 긍정적" vs "보수적 성역할·경제적 메리트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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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이미지) |
[알파경제=김단하 기자] 최근 한일 양국 간 국제결혼 지형도에서 성별에 따른 극명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혼인은 역대 최고치로 폭증한 반면,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혼인은 크게 쪼그라들며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2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17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0.2% 급증한 수치로, 최근 10년 새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혼인 건수는 147건에 그쳤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결과다.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일본 여성이 인기 있는 결혼 파트너로 급부상한 것과 달리, 한국 여성들의 일본 남성에 대한 결혼 선호도는 현저히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현장 전문가들은 한국 남성들이 일본 여성을 선호하는 결정적 이유로 '실용적인 결혼 문화'를 꼽는다. 과도한 혼수나 예단 없이 결혼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체면보다 실리를 중시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한국 청년 세대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한국 여성이 일본 남성을 혼인 상대로 선호하지 않는 현상에는 양국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성역할에 대한 인식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째, 보수적인 성역할 인식의 차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사회에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는 가부장적 분위기와 '아내는 가사와 육아에 전념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성역할 기대가 한국 여성들에게 거부감을 준다고 지적한다.
고학력화되고 사회 진출과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현대 한국 여성들의 가치관과 강하게 충돌한다는 것이다.
둘째, 경제적 유인책의 감소다. 과거에는 일본의 높은 경제력과 소득 수준이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으나, 현재는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의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크게 상승한 반면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 불황과 정체된 임금 구조, 높은 세금 부담은 한국 여성들에게 결혼 후 일본에 정착할 경제적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셋째, 문화적 후광 효과의 부재다.
K-콘텐츠를 통해 다정하고 가정적인 한국 남성의 이미지가 로맨틱하게 포장돼 일본 여성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한 반면, 한국 여성의 시각에서는 일본 남성을 매력적인 배우자상으로 각인시킬 만한 최신 문화적 촉매제가 부족했다.
성별에 따라 혼인 트렌드는 엇갈리지만 기저에는 양국 청년 세대의 두터운 문화적 친밀감이 자리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한국 호감도는 42.2%, 한국인의 일본 호감도는 63.3%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식 변화는 단순한 호감을 넘어 삶의 구조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고 있다. 혼인뿐만 아니라 취업 시장에서도 지난해 일본 취업에 성공한 한국 청년이 2257명으로 전년보다 47% 급증하는 등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는 "한국 여성들이 일본 남성을 기피하는 것은 막연한 반일 감정이 아니라 철저한 현실적 계산과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양국 청년들이 정치적 변수와 무관하게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문화·경제적 결속을 강화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김단하 기자(kay3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