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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복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부회장. (사진=알파경제) |
[알파경제=박인복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부회장] 최근 국토교통부 1급 고위 공직자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건강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관가 안팎의 시각은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는 부동산 정책에서 빠지라고 한 지시가 결정타가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고위 공직자가 부동산 정책 컨트롤타워를 맡는다.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그래서 이번 배제령은 대중에게 시원한 사이다로 다가왔을 것이다.
다주택자의 부동산 정책 배제로 우리나라 부동산정책에 국민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부동산 정책에 사활을 건 대통령의 고뇌를 알 수 있다.
다주택자 공무원 부동산정책 배제라는 초강수 공직 임명 원칙으로 세종시 중앙공무원뿐 아니라 공기업 등 공직사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비단 부동산 정책부서뿐만이 아니다 다주택자 또는 1주택자 비실거주 공직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인사원칙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게 됐다.
생선을 뺏으려다 통제 불능의 쥐 떼를 부르는 꼴이다. 심각한 부작용을 잉태하고 있다. 당장 공직 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네 가지 경고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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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싹둑 잘려 나간 정책 뿌리와 시장 혼란
부동산 정책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거 실패와 성공이라는 촘촘한 히스토리가 있다. 그 위에서 실무진의 오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다주택자라는 꼬리표만으로 베테랑들을 일거에 도려내면 곤란하다. 정책 연속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과거 맥락을 모르는 새로운 책임자들이 빈자리를 채울 것이다. 이는 섣부른 정책 실험으로 이어진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장과 국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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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국토부 넘어 금융 예산까지 이어진 공무원 엑소더스
부동산 정책은 국토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재정경제부는 물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관여한다. 심지어 정책 자금 대출을 조율하는 기획예산처까지 광범위하게 얽혀 있다.
이 넓은 범위에 다주택자 배제 원칙이 적용된다면 당장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더 뼈아픈 것은 능력 있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다. 핵심 보직에 갔다가 재산 문제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차라리 정권 임기 동안 해외 공관이나 교육 파견을 자처할 것이다. 납작 엎드리는 길을 택하는 셈이다. 국가 핵심 두뇌들이 일하기를 기피하는 촌극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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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소신 행정 실종과 예스맨 득세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재산이 아니다. 공직 윤리와 전문성이다. 재산 형태가 업무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면 안 된다.
인사 불이익을 주는 기준이 되면 공직 사회는 급속도로 얼어붙는다. 권력 앞에서의 직언은 필수다. 정책 부작용이 커서 반대한다고 말할 용기가 사라진다. 대신 윗선 입맛에 맞는 보고서만 올라갈 것이다.
예스맨들만 살아남고 눈치 보기 행정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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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쪼그라든 인재풀 그리고 스스로 옥죈 임명권자 선택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국가 정책 역량 그 자체다. 공직 사회 인재풀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임명권자는 위기 상황에서 인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 폭을 위축시키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좋은 정책은 다양한 배경과 시각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이 모여 치열하게 의견을 나눌 때 비로소 균형을 잡을 수 있다.
획일화된 인사 검증으로 다양한 의견이 차단된다면 위험하다. 정책 역량은 협소해지고 공직 사회 활력은 무참히 꺾이게 된다.
과거 정부에서도 청와대 참모들에게 집을 팔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일부 참모들이 직을 버리고 집을 선택했다. 오히려 시장 불신만 키웠던 뼈아픈 선례로 남았다.
정부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조치가 불러올 정책 역량 협소화라는 짙은 그림자를 거둬내야 한다.
당장 여론에 영합해 공직 사회 척추를 뽑아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사이다인 줄 알고 마셨던 독배일 수 있다. 이것이 국가 경제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시론_박인복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부회장
▲김대중 정부 청와대 춘추관장
▲노무현 정부 건설교통부 장관 정책보좌관
▲한국감정원 상임감사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부회장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