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7261 JP)–닛테쓰(5401 JP), 차체 공동개발 나섰다…관세 역풍 속 ‘공급망 혁신’ 가속

글로벌비즈 / 우소연 특파원 / 2025-10-24 13:24:04

 

[알파경제=우소연 특파원] 미국발 고관세와 원가 부담 확대 속에 일본 자동차 산업의 힘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마쓰다와 일본제철(닛테쓰)은 23일, 자동차 차체 개발 단계부터 협력하는 새로운 연계 방안을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보도했다. 

 

철강업체가 차량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관여하는 것은 일본 내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비용 절감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린다.


와시미 가즈히코 마쓰다 상무 집행임원은 “경쟁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 협창(共創, 공동 창작)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소규모 제조사라도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쓰다는 이날 공급망 개혁 설명회를 열고 닛테쓰와의 협업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2025년 말 유럽 시장에 출시 예정인 신형 SUV ‘CX-5’부터 공동 개발을 적용하고, 추후 다른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차량 한 대에 필요한 강판 전체를 닛테쓰가 일괄 납품하며, 설계·재질·비용 절감 목표를 초기부터 공유한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제조 원가 상승에 대한 위기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4월 자동차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가 9월 일부 인하했지만, 여전히 종전 2.5%보다 높은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차량의 약 80%를 수출하는 마쓰다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일본 주요 완성차 7개사의 2026년 3월기 기준 관세 부담은 총 2조7,0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마쓰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82% 감소한 200억 엔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에서도 관세에 따른 손실이 2,300억 엔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판은 자동차의 골격을 이루는 핵심 소재로, 차체 성능과 가격 경쟁력 모두를 좌우한다. 마쓰다는 기존에 신차 개발 시 부품별로 강판을 조달하며 각 철강 메이커 간 경쟁입찰 방식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재업체의 기술 제안이 제한되고, 공급망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인 비용이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닛테쓰는 CX-5용으로 경량·고강도 신소재 강판을 제안해 차체 무게를 기존 모델 대비 10% 줄였다. 히로시마·야마구치현의 마쓰다 공장 인근 닛테쓰 공장에서 공급함으로써 물류비와 탄소배출(CO₂)도 감축된다.

닛테쓰에도 이익이 있다. 개발 초기부터 참여함으로써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안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사 요구에 따라 강재 자체를 새로 설계하거나, 최적의 구조 설계를 제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전통적으로 일본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업체가 피라미드식 거래 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해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중국 철강업체들의 부상과 기술 경쟁 심화로, 소재업계가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닛테쓰는 2021년, 전기차 모터용 강판 특허 침해를 이유로 도요타자동차(7203 JP)와 중국 철강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23년 도요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철회했지만, 기존 하도급 중심의 제조 피라미드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마쓰다–닛테쓰 협력은 이러한 산업 구조 변화를 상징한다.

닛테쓰는 향후 국내외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동일한 협력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며 미국발 관세 정상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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