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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한국거래소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엔무브의 상장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SK엔무브는 윤활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자회사로 꼽힙니다.
한국거래소는 SK엔무브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전에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17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엔무브와 주관사단은 거래소의 요구에 따라 상장예비심사 청구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래소는 SK엔무브 상장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한 투자자 보호 계획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청구 전 사전 협의는 유가증권 상장 규정상 거래소의 권한"이라며 "SK엔무브 측에 중복 상장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여 추가 협의를 거친 뒤 상장 신청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SK엔무브가 중복 상장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SK이노베이션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핵심 자회사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SK엔무브 지분은 SK이노베이션이 70%, 사모펀드 IMM크레딧앤솔루션이 3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SK엔무브가 상장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지분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상장 자회사인 SK엔무브의 지분 가치는 SK이노베이션 지분에 반영되지만, 별도 상장 이후에는 지주사 할인으로 인해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88개 기업집단 소속 회사 3318개 중 상장사는 366개사입니다.
이 중 SK는 전체 계열사 중 21개사가 상장사로, 상장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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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왼쪽), 이석희 SK온 사장(오른쪽) 등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주주와의 대화'에서 주주들과 경영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앞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자회사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적절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구체적 방안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 배터리용 액침 냉각, 전기차 냉매 등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박상규 사장은 SK엔무브 IPO 시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의 권익 보호 방안에 대해서는 "주주들 입장에서 이중 상장은 염려하시는 부분이고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포함해 IPO에 대해 좀 더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