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건설 생산 20.7%↓…IMF 이후 최대 감소

파이낸스 / 이준현 기자 / 2025-05-05 22:01:09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업 생산이 20.7% 급감하며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업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마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불변)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이는 1998년 3분기(-24.2%)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기성은 작년 2분기(-3.1%)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3분기(-9.1%), 4분기(-9.7%)를 거치며 4분기 연속 하락했고, 감소폭은 점차 확대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2분기(-3.5%)부터 2022년 1분기(-1.9%)까지 이후 가장 긴 감소세다.

정부는 이러한 부진이 수주와 착공 감소가 누적된 데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신규 분양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과잉투자 조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량 사고 등 일시적 요인도 겹쳤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주거용 아파트나 비주거용 사무실 등이 포함된 건축 부문은 22.8% 감소해 1998년 4분기(-30.3%)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도로, 화학단지, 대규모 공장 건설 등 토목 부문도 14.2% 줄어 2021년 4분기(-14.5%)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건설업 침체는 가계소득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기·하수·건설업 종사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1.4%로, 전체 평균(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이들 가구의 근로소득은 2.4% 감소해 3분기(-3.2%)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하며 작년 1분기(-10.4%)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사무실·점포 등 건축 분야 수주는 10.4% 늘었으나, 기계 설치 등 토목 부문에서 41.4% 급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건설투자는 그간의 수주·착공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면서도 "하반기 이후에는 선행지표 개선과 금융 여건 완화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낮은 수준에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멘트 산업도 건설업 부진의 여파를 받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시멘트사 출하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1~2월에도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24.8% 줄었으며, 3월에도 비슷한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멘트 출하량은 4419만t이었는데, 올해 10% 이상 감소하면 연간 4000만t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멘트 출하량은 1990년 3200만t에서 1991년 4400만t으로 급증한 이후 한 번도 4000만t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어, 이를 밑돌면 1980년대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두 자릿수 출하량 감소세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인허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고, 주택 착공은 25.0% 줄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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