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내부통제_하나증권]②발행어음 인가, 샴페인 터뜨릴 때 아냐…실전 검증 계기 삼아야

파이낸스 / 김혜실 기자 / 2026-01-18 19:46:42
발행어음 내부통제 실패시 대규모 ‘자금 리스크’로 전환 가능성
하나증권 내부통제 강화…감사본부 격상·책무구조 도입 추진
발행어음, 전국 영업 채널 활용…판매 구조 위험성 노출 우려도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고와 반복되는 위법 행위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약화, 느슨한 조직문화, 그리고 준법감시 체계의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파경제>는 국내 주요 금융사를 대상 '과거 겪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왜 문제가 되풀이 되는지 등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① 하나증권, 내부통제 실패에도 발행어음 인가

② 발행어음 인가가 더 큰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지 않을까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으면서 회사의 사업 구조는 이전과 다른 위험 구간으로 이동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단기자금을 반복적으로 조달하고 운용하는 사업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조달이 가능한 구조는 외형 성장을 가능하게 하지만, 내부통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리스크가 단기간에 확대되는 특성을 갖는다.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의 내부통제 수준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강관우 전 모건스탠리 이사 겸 더프레미어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이 사업이 전제로 하는 내부통제의 성격은 기존과 다르다. 발행어음은 조달, 운용, 판매, 사후관리 전 단계에서 통제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면서 “자금 회전 속도가 빠른 구조에서는 사후 점검이나 보고 중심의 통제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위험을 인지하는 시점과 차단하는 시점이 어긋나는 순간, 그 부담은 곧바로 회사 전체로 전이된다.

발행어음 사업이 요구하는 통제는 규정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 흐름에 개입할 수 있는 힘이다. 

 

(사진=연합뉴스)


◇ 발행어음 내부통제 실패시 대규모 ‘자금 리스크’로 전환 가능성

이 대목에서 하나증권의 과거 내부통제 이력은 다시 검토 대상이 된다.

하나증권에서는 최근 수년간 영업 현장, 운용 조직, 외부 연계 영역 등 서로 다른 업무 영역에서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던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런 사고들은 특정 개인이나 특정 부서의 문제로 한정하기 어려웠다.

통제가 개입해야 할 시점에 작동하지 않았고, 차단이 필요한 단계에서 판단이 지연되거나 완화되는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발행어음 사업은 이런 조직적 특성을 가장 가차 없이 드러내는 구조다. 이 사업에서는 한 번의 판단 오류가 곧바로 대규모 자금 리스크로 전환된다.

과거 내부통제 실패가 상대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관리됐다면, 발행어음은 그 영향 범위 자체가 다르다.

통제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던 경험을 가진 조직에게 발행어음 사업은 통제 실패의 비용을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발행어음, 전국 영업 채널 활용…판매 구조 위험성 노출 우려도

판매 구조에서 그 부담은 더욱 커진다. 발행어음은 전국 영업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판매되는 상품이다. 이는 곧 일선 판매 조직이 내부통제의 최전선이 된다는 의미다.

발행어음은 예금이 아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증권사의 신용을 전제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판매 과정에서의 설명, 위험 인식, 내부 기준 준수 여부는 단순한 영업 관행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의 신뢰와 직결된다.

과거 영업 현장에서 통제가 느슨하게 작동했던 경험은 발행어음 사업에서는 그대로 반복될 경우 훨씬 큰 부담으로 이어진다.

운용 단계에서도 구조는 다르지 않다. 발행어음으로 조달된 자금은 인수금융, 기업대출, 모험자본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영역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운용 판단의 속도와 통제 개입의 타이밍이 동시에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과거 운용 과정에서 손실 인식과 차단이 늦어졌던 경험은 발행어음 구조에서는 훨씬 빠르게 손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내부통제가 운용 판단을 실시간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발행어음은 성장 수단이 아니라 위험 증폭 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IT와 시스템 안정성 역시 발행어음 사업에서는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다.

전 금융감독원 감독총괄 국장 출신 이창운 법학박사는 “단기자금의 발행과 상환이 반복되는 구조에서 시스템 장애나 거래 지연은 곧바로 유동성 관리 문제로 연결된다. 이는 전산 사고 차원을 넘어 회사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부통제가 IT와 업무연속성 영역을 핵심 통제 요소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발행어음 사업은 작은 장애에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 하나증권 내부통제 강화…감사본부 격상·책무구조 도입 추진

하나증권이 감사본부 격상과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발행어음 사업이 요구하는 것은 조직 개편이나 제도 도입 그 자체가 아니다.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통제가 개입할 수 있는 권한과 속도가 확보돼 있는지가 관건이다.

과거 내부통제 사고들이 보여준 것은 규정의 부재가 아니라, 규정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이 구조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발행어음 사업은 기존 리스크 위에 새로운 위험을 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 “발행어음 사업 평가, 수익률보다 내부통제 작용 여부 관건”

발행어음 인가는 하나증권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동시에 이는 과거 내부통제 이력이 남긴 문제들이 새로운 사업 구조 아래에서도 반복되지 않을지를 실전에서 검증받는 계기이기도 하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발행어음 사업의 평가는 수익률보다 먼저, 확대된 권한 아래에서 통제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여부에 의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나증권은 지금, 과거의 경험 위에서 이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 내부통제 구조를 갖추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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