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실 감사본부 격상, 책무구조 도입 등 조직적 내부통제 강화해야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고와 반복되는 위법 행위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약화, 느슨한 조직문화, 그리고 준법감시 체계의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파경제>는 국내 주요 금융사를 대상 '과거 겪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왜 문제가 되풀이 되는지 등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① 하나증권, 내부통제 실패에도 발행어음 인가
② 발행어음 인가가 더 큰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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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으며 단기금융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지난 2025년 12월 금융위원회는 하나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하고 발행어음 업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에 이르는 단기자금을 자체 신용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고, 인가 이후 전국 WM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는 알파경제에 “발행어음은 증권사에게 가장 큰 재량과 동시에 가장 무거운 책임을 부여하는 사업”이라면서 “예금은 아니지만, 사실상 증권사의 신용과 내부 관리 능력을 전제로 판매되는 단기 금융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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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하나증권, 작년 전·현직 지점장 수사정보 유출…본사 압수수색으로 이어져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성보다 먼저 검증되는 것은 내부통제다. 이 사업은 성과가 아닌 통제 실패의 순간에 회사의 실력이 드러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점에서 발행어음 인가 시점은 하나증권의 최근 내부통제 이력과 결코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 하나증권은 최근 몇 년간 내부통제의 취약성이 반복적으로 노출돼 왔다. 2025년 발생한 수사정보 유출 사건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 지점 전·현직 지점장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고객에게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실 등 수사 정보를 전달했고, 해당 사안은 본사와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보안 의무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고, 특히 수사상황까지 유출했다는 점은 내부통제의 심각한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자금 운용 영역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운용 과정에서 만기 도래 계좌의 손실을 신규 고객 자금으로 메우는 불법 자전거래가 장기간 이뤄졌고, 일부 손실은 회사 고유 자금으로 보전됐다.
금융당국은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을 내렸지만, 이 사안은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 운용 과정 전반에서 통제가 사실상 무력화됐음을 드러냈다. 손실을 인식하고 차단해야 할 내부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행어음 사업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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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제3자 서비스 관리 부실도 지적…외부 업체 의존·총괄 관리 조직 부재
2025년 하반기에는 제3자 서비스 관리 부실도 지적됐다. 외부 전문업체에 의존하는 업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총괄 관리하는 조직이 부재했고, 해외 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는 단일 장애지점조차 명확히 식별되지 않았다.
계약서에 감독·검사 수용 의무 조항이 빠진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외부 리스크 관리가 체계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단기자금 조달과 운용이 확대될수록 외부 연계 리스크는 곧바로 내부 리스크로 전이된다.
이들 사건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했지만, 구조적으로는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 현장 권한은 넓게 부여돼 있었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장치는 약했고, 운용 과정에서 통제가 개입해야 할 시점과 주체는 명확하지 않았다.
외부 서비스와 연결된 위험 역시 개별 부서에 분산된 채 관리됐다. 내부통제가 규정으로만 마련됐을 뿐, 실제 의사결정과 업무 흐름을 제어하는 기능으로 작동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전 금융감독원 감독총괄 국장 출신 이창운 법학박사는 “발행어음 사업은 이런 구조적 약점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는 사업”이라면서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자금 운용의 투명성, 현장 판매 통제, IT 및 BCP(업무연속성계획) 체계, 외부 서비스 관리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WM 채널을 통한 대중 판매가 시작되면, 과거 ‘고객 관리’라는 명분 아래 관행적으로 용인됐던 판단과 행동은 더 이상 방치되기 어렵다”면서 “단기자금의 특성상 작은 통제 실패가 곧바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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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감사실 감사본부 격상, 책무구조 도입 등 조직적 내부통제 강화해야
하나증권은 감사실을 감사본부로 격상하고 책무구조도 도입을 준비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분명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그러나 조직 명칭의 변경이나 제도 도입만으로 발행어음 사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통제가 자동으로 확보되지는 않는다. 단기금융업은 사후 점검이 아니라 사전 차단이 작동하지 않으면 곧바로 문제가 표면화되는 영역이다.
발행어음 인가는 하나증권이 얻은 성과이자 동시에 가장 엄격한 검증 국면의 시작을 의미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자금 조달 권한이 커진 만큼, 내부통제 실패의 파급력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확대된다”면서 “발행어음 사업의 성패는 수익률이 아니라, 내부통제가 실제로 업무 현장에서 작동했는지 여부로 평가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증권은 지금, 권한의 크기만큼 통제의 실효성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