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태영건설 자구안 작심비판 “남의 뼈 깎는 계획”

파이낸스 / 김민수 / 2024-01-04 17:48:25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수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작심 비판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자구계획을 놓고 “총수 일가가 자회사 매각 등으로 확보한 유동자산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권단을 설득할 만한 자구안을 이번 주말까지는 내놔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보면 ‘견리망의(見利忘義·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며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원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태영건설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자구안을 발표했다.

자구안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 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등이 담겼다.

하지만 오너 일가 사재 출연 규모나 채권단의 주 관심사였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은 언급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지원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오너 일가의 급한 쪽에 자금을 쓴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다”며 “그나마 쓴 것도 회장 개인 자금이 아니라 회사 자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에코비트 매각도 의미 있는 금액이 나올 순 있으나 다른 주요 주주가 있고 여건상 단기간에 매각이 성사돼 유동성 자금이 들어오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원장은 “오너 일가가 자회사 매각 등 현금 유동자산이 있음에도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일 당일에 이런 방안을 내놓고 동의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을 넘게 되면 설득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워크아웃과 관련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채권단 설득이 되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필요하다면 당국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태영건설을 도울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채권단이 동의할 수 있는 지점과 그럴 수 없는 지점에 대해 중간에 마중물 역할을 해서 이를 해소하고 가급적 워크아웃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금융당국의 역할”이라며 “개인으로서도 채권자·채무자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알파경제 김민수 (waygo171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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