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 꺼내든 금감원, 홍콩 ELS 불완전판매 현장검사...판매사 전전긍긍 눈치만

파이낸스 / 김지현 기자 / 2024-01-08 17:40:13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19조원이 넘는 국내 금융권의 홍콩 H지수 기초 ELS 상품 만기가 이달 도래함에 따라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금감원은 8일부터 주요 판매사인 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과 증권사 7곳(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초 홍콩H지수는 1만2000선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말 5700선으로 50% 가까이 떨어졌다. 현재 8일 오전 기준 5500선이다.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금융권 홍콩H지수 ELS 총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1년 판매 상품의 조기상환 실패 탓에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이 올해 만기다. 특히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이 몰려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17.7조원(91.4%), 법인 1.6조원(8.6%)이며, 투자수단별로는 신탁(ELT) 15.4조원(79.5%), 펀드 등(ELF·ELS) 3.9조원(20.5%)이다. 

 

개인투자자 연령 및 채널별 판매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상품유형별로는 낙인형 10.8조원(55.8%), 노낙인형 8.5조원(44.2%)으로 집계됐다.

 

이 중 65세 고령투자자는 8만6000계좌(21.6%)며, 투자금액은 5조4000억원(30.5%)으로 파악됐다. 기준 과거 파생결합증권 투자경험이 없는 최초 투자자 비중은 8.6%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ELS 판매과정에서의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규 위반여부와 함께 판매 한도관리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에 대해 심층 점검할 계획이다. 

 

법규 위반사항 확인 시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특히,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 민원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민원조사도 현장검사와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금감원이 칼을 꺼내들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은 바짝 엎드려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 2019년 DLF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 중심의 영업을 전제로 고난도 금융상품(ELS)의 신탁 판매 허용을 금융당국에 요청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같은 요청을 수락했으나, 또 다시 ELS 손실 사태로 발생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고객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로 인한 위법 사항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다는 단호한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부터 12월까지 두달간 주요 판매사 12곳에 H지수 ELS 판매실태 등 점검을 위해 현장·서면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KPI(핵심성과지표)상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상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서울시내 은행 현금인출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감원은 2021년 초 홍콩증시 위기상황 및 자체기준을 감안할 때 고위험 ELS판매를 억제해야 했음에도 수수료 수익 증대를 위해 오히려 판매한도를 증액하여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은행 관계자는 “ELS상품은 은행, 증권사들에서 오랜기간, 장기간 판매해온 상품"이라면서 "상품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판매 과정 등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런부분들을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금감원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 섣불리 얘기하는 게 눈치가 보인다"면서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지수 ELS피해자 모임은 지난달 15일 첫 집회를 열고 “불완전 판매로 인한 피해 금액에 대해 원금 전액을 보상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오는 19일 금감원 앞에서 2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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