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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직원 트럭시위 주최측)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직원들이 사측에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트럭 시위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천700여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3.5t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트럭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있는 파크원을 중심으로 여의도 일대를 순회한다.
트럭 전광판에는 '경영 목표 명확하게 성과 보상 공정하게', '피와 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표시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2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 매출 30조원과 영업이익 2조원 돌파는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9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으로는 362%로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성과급은 LG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기본급의 870%였던걸 감안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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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직원 트럭시위 주최측) |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지난해 약 6770억원을 반영했으나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해 성과지표에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업이익에서 IRA상 공제액(2501억원)을 빼면 4분기 영업이익은 800억원대에 그쳤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급 산정에 직원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발표 직후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과 최고경영자(CEO)의 소통 채널인 '엔톡'에서는 성과급에 대한 불만과 항의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동명 CEO(최고경영자) 사장은 성과급 간담회 이후 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 이를 설명하면서 내부 진화에 나섰지만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CEO 김동명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갖고 성과급을 비롯 처우 개선, 조직 문화, 소통 활성화 등과 관련된 구성원 질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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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진=LG에너지솔루션) |
이 자리에서 김동명 사장은 "현행 성과급 산정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하고,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보상과 처우도 향후 총 보상 경쟁력을 더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트럭 시위 주최 측은 "사측은 IRA 관련 업무를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IRA에 따른 이익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했으나, 성과급 산정 시에는 제외해 비용을 절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적절한 설명과 양해가 없는 사측의 일방적 통보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회사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함께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하지만 회사가 이미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성과급 기준, 경쟁사 대비 처우 등 동일한 내용을 익명 트럭집회를 통해 또 다시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