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벼랑 끝 대국민 사과 나서는 정용진…진상조사·책임론 쏠린 눈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6-05-26 08:13:59
5·18 폄훼 논란 8일 만에 대국민 사과…초고속 등판 이면엔 지분 '콜옵션'
이재명 대통령 직격에 관가 불매 확산…피의자 입건된 오너 사법 리스크 고조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벼랑 끝에 몰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다.

논란 발생 단 8일 만에 최고경영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등판하는 이례적 행보의 이면에는 수천억원대 재무 리스크와 정관계 전반으로 확산한 불매 운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사과 발표는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수면 위로 떠오른 '6000억 리스크'

정 회장은 사태 발생 직후 스타벅스 대표를 즉각 경질하고 이튿날 서면 사과를 낸 데 이어, 8일 만인 26일 직접 기자회견을 결행한다.

이러한 속도전의 배경에는 2021년 이마트가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체결한 '콜옵션' 조항이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시에 따르면 스타벅스 본사는 이마트 귀책 사유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될 경우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67.5%)을 공정 가치 대비 35% 할인된 가격에 강제 매수할 권리를 확보했다.

2021년 기준 이마트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조8000억원이다. 해당 조항이 발동될 경우 6000억원 이상의 자산 가치가 증발하는 치명적인 구조다.

이마트 관계자는이번 이슈는 글로벌 스타벅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상 계약 해지와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판단된다"며 선을 그었다.

단발성 마케팅 사고가 즉각적인 계약 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조항의 존재 자체가 신세계그룹 차원의 초고속 진화 작업을 강제하는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23일 서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본사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정용진 회장 사퇴 촉구 및 스타벅스 불매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탱크' 마케팅에 대통령 직격탄…피의자 전락한 오너

초기 진화 실패와 외부 파장의 확산도 직접 등판을 앞당긴 핵심 요인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5·18 기념일에 할인 행사를 열며 홍보물에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 문구를 사용해 거센 공분을 샀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당시 출시했던 머그컵 논란까지 재점화하며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SN를 통해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직격했고, 20일 국무회의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등 관가 내부의 스타벅스 상품 보이콧도 줄을 이었다.

사법 리스크도 현실화했다. 5·18 유공자와 시민단체는 정 회장 등을 고발했고, 사건을 병합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4일 정 회장을 5·18특별법 위반 및 모욕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23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지킴이 어머니들이 5·18 '탱크데이' 행사로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 코리아의 컵, 텀블러 등을 망치로 깨부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6일 사과대 오르는 정용진…무슨 이야기할까

정 회장은 26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사과문을 발표한다.

여론의 시선은 철저히 무너진 내부 통제 시스템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의 구체성에 쏠려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프로모션은 실무팀부터 대표이사 재가까지 4~5단계 결재를 거친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해 집행한 222개 프로모션도 이 과정을 밟았음에도, 5·18 당일 부적절한 홍보물은 어떤 검수망도 거르지 못했다. 실무진은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이번 사안과 관련한 그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도 함께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의성 여부를 포함한 결재 경위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느냐가 1차 관건이다.

앞서 정 회장은 19일 서면 사과에서 전 임직원 역사의식 교육 등 후속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사태의 모든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며, 사법당국의 수사 향방과 악화한 여론을 돌려세우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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