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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SKT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태로 정보 유출 불안감이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은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SKT 고객이 인증서를 발급하거나 다른 휴대기기에서 전자금융거래를 시도할 경우 안면인증을 추가로 거치도록 조치했다.
또한 자체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통한 모니터링도 한층 강화했다.
KB국민은행은 전날 오후 5시부터 SKT 고객에 한해 인증서 발급 시 '얼굴 인증' 절차를 추가했다. 유출된 유심 정보를 이용한 모바일 앱 '스타뱅킹'에 대한 부정 접속을 탐지하는 FDS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신한은행도 고객이 기존과 다른 휴대폰에서 전자금융거래를 시도할 경우 휴대전화 안면 인증 절차를 추가로 도입했다. 기존에는 기기 변경 후 금융 앱 설치 시 신분증 촬영과 ARS(자동응답시스템) 인증만 필요했으나, 이제는 본인 얼굴과 앱에 등록된 실명확인 증표 사진이 일치해야 거래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 시 SKT 이용 고객에 대해 안면인식 등 추가 인증 절차를 시행한다. FDS를 통해 이상거래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의심 거래가 발견되면 계좌 지급정지 등의 조치를 취한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기존과 다른 휴대기기에서 전자금융거래 시 안면 인식 후 'WON 인증서'를 재발급하도록 했다. 유심 복제 의심 대상에 대해서는 전자금융 FDS 탐지 정책을 강화하고, SKT 해킹에 사용된 악성코드에 대한 전수 점검과 차단 정책도 적용 중이다. 또한 사이버 보안 위협 대응 체계로 격상하고 보안 관제도 강화했다.
일부 보험사와 캐피탈사들은 아예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NH농협생명은 28일 오후 6시부터 SK텔레콤과 SK알뜰폰의 휴대전화 본인인증 서비스를 중단하고 "카카오 인증서 등 다른 본인 인증 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공지했다.
신한라이프도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SK텔레콤을 통한 휴대전화 인증 로그인을 제한한다고 안내했다. KB캐피탈 역시 휴대전화 인증을 통한 로그인을 중단했다.
카드사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SK텔레콤 고객에게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이나 본인인증 방식을 문자에서 앱 기반 인증수단으로 변경하는 등의 피해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4일 금융사에 유심 해킹사고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보내 "휴대전화 본인 인증이나 문자메시지 인증만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경우, 추가 인증수단 도입을 검토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