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백내장 소송' 대법원 상고 포기…환자 승소 판결에도 손 놓은 금감원

파이낸스 / 이준현 기자 / 2023-10-23 13:15:54
△롯데손해보험, 백내장 보험금 지급 거절하려다 1·2심 모두 패소 
△쏟아지는 환자 승소 판결에도 손 놓고 있는 금융감독원
롯데손해보험 CI. (사진=롯데손해보험)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백내장 입원보험금 소송이 환자 승소로 최종 확정됐다.

23일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지난 9월 백내장 입원 보험금 관련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 롯데손해보험, 백내장 보험금 지급 거절하려다 1·2심 모두 패소

롯데손해보험의 실손보험에 가입한 25명의 환자는 ‘기타 노년백내장 또는 초로백내장’으로 백내장 및 수정체 수술, 수정체 유화술, 인공수정체 삽입술 등의 치료를 받고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이에 롯데손해보험은 ‘실손의료비 질병입원’ 항목으로 각 가입자들에게 7~8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꿔 백내장 수술이 통원치료에 해당할 뿐 입원치료를 받지 않았다며 수술에 수반되는 절차에 불법행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8단독, 김현희 판사)는 “일정시간 의료기관 내 체류시간이나 진료 또는 수술시간이 입원 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고,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또한 “실제 각 가입자들이 수술 직후 입원실에서 일정시간 체류하면서 회복하다가 병원관계자가 상태를 최종적으로 체크한 후 귀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을 입원치료라고 인정했다. 

롯데손해보험은 항소했지만 지난 9월 항소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제 2-2민사부, 오연정 판사)는 진료기록 절차상의 오류가 있는 4명의 가입자를 제외한 나머지 21명에게 1심에서 인정된 백내장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결국 롯데손해보험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백내장 수술이 명백히 입원치료라는 것이 확정됐다.
 
△ 쏟아지는 환자 승소 판결에도 손 놓고 있는 금융감독원

최근 보험사가 백내장 수술에 대해 입원보험금이 아닌 통원보험금으로 지급하는 주요 근거로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판결을 삼고 있다. 

이는 ‘판결 이유’가 기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법원 판례’가 아니다. 대법원 판례가 없는 지금. 백내장 수술에 대해 입원치료가 인정된 하급심 판결이 쏟아져 나오면서 보험금 지급 거절 및 소액 통원보험금만 지급하는 보험사들의 관행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는 “이러한 사법부의 판결에도 금감원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보험사에 대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진행된 금감원 현장국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백내장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한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지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 관련 가이드라인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고령자 진료, 상급진료 수술 등 신속한 보험금 지급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 심사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경인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 대표는 “백내장은 50대부터 많이 하는 수술로 6~70대 이상의 고령자 우선 지급으로 한정 짓는 것이 과연 백내장 보험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다”라며 “가이드라인에 앞서 백내장 보험금 사태에 대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불법 의료자문 및 약관 위반 등 보험사의 탈법행위와 보험 법규 위반에 대하여 보험사에 주의, 경고 또는 과태료 부과 처분 등 행정 제재 조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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