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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레고랜드 사태 당시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3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2월(14.64%)보다 0.19%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46%)보다 0.37%포인트 높은 수치로, 2022년 12월(14.84%) 수준에 근접했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가 15.46%로 가장 높았으며, NH농협(15.43%), 현대(15.29%), 신한(15.27%)도 15%대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14.95%), 우리(14.71%), 하나(14.49%), KB국민(14.21%), 비씨(13.62%) 순이었다.
특히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이가 두드러졌다. 900점 초과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작년 3월과 올해 3월 모두 11.89%로 동일했지만,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17.34%에서 17.66%로 0.32%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카드론 금리 상승은 카드 대출의 조달금리인 여전채 금리가 최근 하락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전채 금리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6%를 넘어서며 급등했으나, 채권시장 안정과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올해 들어 2%대로 내려왔다.
한국은행이 작년 10월과 11월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카드론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카드사의 연체율은 1.65%로 전년 말(1.63%)보다 0.02%포인트 상승해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론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금융사 3곳 이상에서 중복 대출받은 다중 채무자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카드론 문턱이 높아질 경우 저신용자가 제도권 밖 대출로 밀려날 가능성을 지적한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과 협의된 자율규제인 '카드대출 금리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에 따라 금리를 산정한다. 카드론 금리를 구성하는 원가로는 조달원가(조달금리), 신용원가(대손비용), 업무원가(영업비용), 자본원가(필요자본의 기회비용)가 포함된다.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42조3873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전월 말(42조9888억원)보다 약 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분기말 부실채권 상각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안 시행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