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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전자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진출한 지 3년 만이다.
LG전자 ES사업본부는 당초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육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LG전자는 ES사업본부 산하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 측은 "시장 성장 지연과 가격 경쟁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적 리밸런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관련 인력 전원을 다른 사업 부서로 전환 배치하고,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인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밟는다.
사업 종료 후에도 기존 고객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제공될 예정이다.
ES사업본부는 앞으로 가정 및 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관련 핵심 역량을 활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22년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한 데 이어, 중소기업 스필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 사업을 추가로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충전기 시장 성장세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텍사스주 가전제품 유통센터를 연간 1만 2000대 충전기 생산이 가능한 제조 시설로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기차 시장의 캐즘 현상으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매출 106억 원, 영업손실 72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
하이비차저 지분 40%를 보유한 GS그룹 역시 경영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하이비차저 지분 가치를 0원으로 처리하며 사실상 청산을 예고했다.
GS그룹은 제조업에서 철수하지만, GS차지비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2023년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매출 100조 원 달성 비전을 발표하며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았다.
당시 조 사장은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조 단위 규모로 빠르게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