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 수수료 명목으로 삼중 착취… 증권사 작년 9.6조 '돈잔치'
전문가 "기회비용 앗아가는 기만적 꼼수 영업…당국이 철퇴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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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정은보 이사장과 직원들이 기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김지현 기자] 정부가 국민의 건전한 자산 증식을 위해 주식시장 장기 투자를 독려하고 나섰지만 자본시장의 파수꾼이어야 할 여의도 금융투자업계는 서민들의 쌈짓돈을 털어 배를 불리는 데 혈안이다.
대형 우량주를 펀드에 담아놓고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강제로 내다 파는 이른바 ‘목표달성형 펀드’를 앞세워 투자자들에게 단기 매매(단타)를 끈질기게 부추기며 수수료 사냥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매섭다.
27일 금융투자업계의 영업 행태를 짚어보면 최근 증권사와 투신사들은 5~15% 수준의 얕은 목표 수익률을 내건 펀드 팔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증시의 간판 우량주를 상품에 담아둔 뒤 사전 약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곧바로 펀드를 쪼개 청산하거나 운용 방식을 바꿔버리는 구조다.
진짜 꼼수는 펀드가 상환된 직후에 모습을 드러낸다. 증권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푼돈 수익을 쥔 투자자에게 또 다른 펀드로 갈아탈 것을 집요하게 꼬드긴다.
재가입 때마다 가입 원금의 2% 안팎에 달하는 선취 수수료를 꼬박꼬박 떼어가고 잦은 매매 과정에서 운용 보수와 거래 수수료까지 이중 삼중으로 챙긴다. 표면적으로 10% 남짓한 수익이 났다고 선전해도 ‘가입-청산-재가입’의 쳇바퀴를 돌며 수수료를 뜯기고 나면 개미들의 손에 쥐어지는 실질 수익은 형편없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투자자의 ‘기회비용’마저 증권사가 무참히 앗아간다는 점이다. 우량 대형주는 장이 좋을 때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진득하게 묻어둬 30~50% 이상의 큰 과실을 거두는 것이 정상적인 투자법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글로벌 우량주를 볼모로 잡아 고작 5~10% 단위로 잘라 팔며 단타를 조장하는 것은, 오롯이 투자자의 몫이어야 할 장기 수익을 가로채 증권사 배만 불리는 전형적인 약탈적 영업”이라며 “약간의 단기 수익으로 착시 효과를 일으켜 개미들의 눈을 가리고 뒤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뜯어가는 명백한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일선 창구에서는 고객의 선택권마저 철저히 묵살당했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한 투자자는 “우량주라 길게 보유해 큰 수익을 기대했는데, 증권사가 연장할 의사가 있는지 제대로 묻지도 않고 약관을 핑계로 일방적으로 펀드를 팔아치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충분한 설명 없이 매도를 강행하고 꺾기식 재가입을 유도하는 행태는 사실상 수수료 중복 창출을 노린 ‘불완전판매’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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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 |
쏟아지는 비판에도 증권업계는 억울하다는 핑계를 댄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청산과 재가입은 가입 당시 고지된 약관에 따라 고객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결과이며, 최근 증시가 이례적으로 급등해 목표 달성 주기가 짧아졌을 뿐 오로지 수수료 수입만을 노린 고의적인 뺑뺑이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의도의 변명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그들의 빵빵한 금고 앞에서 철저히 설득력을 잃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1개 증권사가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9조 6455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찍었다. 개미들의 피 같은 쌈짓돈을 갉아먹은 펀드 판매 수수료가 그들만의 성과급 돈잔치를 벌이는 든든한 밑천이 된 셈이다.
결국 칼자루를 쥔 금융당국이 즉각 개입해 자본시장을 멍들게 하는 비뚤어진 영업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는 “금융사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무기 삼아 수수료 수익이라는 얄팍한 목적을 위해 고객을 회전매매 쳇바퀴에 가두는 구조적 모순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금융당국은 단기 매매를 조장하는 기형적 상품 구조와 현장 영업점의 일방적 펀드 매도 관행을 즉각 전수조사하고 강력한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