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자 타결에도 '영업이익 N%' 들불…산업계 덮친 성과급 청구서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6-05-21 14:47:34
삼성전자 총파업 90분 전 타결…메모리 직원 1인당 최대 6억 원 보상
HD현대중공업·LG유플러스 등 산업 전반으로 번진 '영업이익 연동' 요구
경총 "노동계 무리한 일반화 경계"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직전 성과급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지만,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압박이 반도체를 넘어 IT, 바이오, 조선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발 고보상 사례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개별 기업의 쟁의행위가 도미노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산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파업 90분 전 타결된 삼성전자…1인당 최대 6억 원 보상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밤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21일로 예고됐던 총파업을 불과 1시간 30분 앞두고 극적으로 도출된 결과다.

합의의 핵심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고 상한선을 없앴다. 제도는 향후 10년간 유지된다. 2026∼2028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 달성, 2029∼2035년 100조 원 달성이 발동 조건이다.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인 346조3000억 원을 적용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1인당 약 6억 원, 적자를 기록 중인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도 최소 1억6000만 원을 받게 된다. 성과급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며 매각 기한에 제한을 뒀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6.2%로 확정됐다.

여명구 DS 피플팀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 아래 대화로 해결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잠정 합의안은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사진=연합뉴스)


◇ 교착 빠진 삼성바이오·카카오…수천억 매출 손실 가시화

삼성전자가 갈등을 봉합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평균 14% 이상 인상, 1인당 3000만원 규모 격려금, 영업이익 20% 배분을 요구하며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6.2%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안으로 맞섰다. 사측이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하며 갈등은 격화됐다. 증권가는 파업으로 인해 이미 1500억 원 규모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한다.

판교 IT 업계도 요동치고 있다. 20일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투표가 동시 가결됐다. 노조는 단체행동 돌입을 예고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세부 보상구조 설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 IT 기업 노조 다수가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소속인 만큼 연대 파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짙다.
 

(사진=연합뉴스)


◇ 업종 불문 번진 '영업이익 N%' 공식…경총 "일반화 경계"

최근 산업계 노사 갈등을 관통하는 핵심 쟁점은 단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촉발된 고보상 프레임이 업종을 불문하고 노동계 전반의 획일화된 기준으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SK하이닉스의 고성과급 지급 사례가 불을 붙이면서 산업계 전반에서 '영업이익 N% 배분'이라는 동일한 청구서를 사측에 들이밀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 LG유플러스 노조 역시 영업이익 20∼30% 수준의 성과 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개별 기업의 협상 결렬이 자칫 국가 핵심 산업 현장의 연쇄 파업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노동계의 맹목적인 요구 확산에 경영계는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합의가 산업 전반의 기준으로 해석되는 것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경총 측은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인 만큼 노동계가 이를 일반화해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적 다툼과 부정적 여론도 노조 요구의 한계로 지목된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수익성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성과급 요구 자체가 합법적 쟁의행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가 무리하다는 여론의 비판 역시 노동계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주요기사

[데스크] 靑수석 하정우가 몰래 챙긴 1만 주와 5600억…권력형 ‘AI 게이트’ 역순 조사해야
[현장]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 합의…메모리 6억·적자 사업부 최소 1.6억 받는다
[분석] 수급 주체 변화..외국인에서 국내 자금 중심으로
[심층] 은행, 사상 최대 실적...배당·신사업 기대 안고 다시 밸류업
[데스크] "단두대에 세우겠다"…동료 협박하는 삼성전자 노조, 이게 정상인가
뉴스댓글 >

건강이 보이는 대표 K Medical 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