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세계 1위 IRL 자회사 ‘카리플렉스’ 매각 검토…재무부담 완화 기대

인더스트리 / 김영택 기자 / 2025-09-23 08:08:42
석유화학 사업 리밸런싱 위한 전략적 결정
(사진=DL그룹)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DL그룹 계열사인 DL케미칼이 이소프렌라텍스(IRL)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자회사인 카리플렉스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의 재편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한 카리플렉스의 매각 가능성을 다각도로 타진 중이다.

잠재적 인수 의향이 파악될 경우, DL케미칼은 매각 주관사 선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카리플렉스의 예상 매각가를 1조 5000억원~최대 2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지난 2020년, 글로벌 화학 기업 크레이튼의 IRL 사업부를 5억 3000만 달러(약 6200억 원)에 인수해 카리플렉스를 설립했다.

이후 2022년에는 5000억원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생산 설비를 증설하며, 카리플렉스를 IRL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안착시켰다.

카리플렉스는 DL그룹 내에서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는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카리플렉스는 2397억원의 매출과 47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1039억원의 매출과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말부터 싱가포르 공장의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면 라텍스 생산량 증대와 수익성 개선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DL케미칼이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자회사의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기업의 자구 노력을 우선시하고, 이에 대한 성과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선 자구 노력 후 지원'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카리플렉스 매각이 성공적으로 성사될 경우, DL케미칼은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L케미칼은 2020년 카리플렉스 인수와 더불어 2022년 크레이튼을 16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1조 원 규모의 부채를 승계했다.

이로 인해 2021년 말 78%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39.6%까지 급증했으며, 자회사 여천NCC의 대규모 손실까지 겹치며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50%까지 치솟았다.

또한, 이번 매각은 석유화학 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여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DL케미칼은 기존 범용 석유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소재인 스페셜티 케미컬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리플렉스 매각 자금이 향후 업황 불황으로 인해 M&A 시장에 나온 우량 석유화학 기업을 저가에 인수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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