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내란 심판 목소리 높아”…싱가포르 재외국민, 첫날 700여명 투표

폴리이코노 / Paul Lee 특파원 / 2025-05-21 21:33:14
(사진=김은미 통신원)

 

[알파경제=(싱가포르) 김은미 통신원] “작년 비상계엄 당시 이곳에 계신 분들 대부분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 꼭 투표에 참여 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지난 20일부터 엿새간 진행된다. 말레이시아 남단에 위치한 조호바루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인근 싱가포르 재외 투표소로 이동한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투표소까지 차로 400km, 약 4~5시간을 이동해야 하기에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은 싱가포르 투표소에서 권리를 행사한다.

특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물론, 나이 지긋한 어르신, 대학생들 삼삼오오 모여 30분 거리에 있는 싱가포르까지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12.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혼돈에 빠진 모국을 보면서 재외국민들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투표 독려가 활발하게 일어났다.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날 싱가포르에 있는 주한 대한민국 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회 투표소는 평일임에도 투표하는 재외국민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김은미 통신원)


말레이시아에서 온 유권자 A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고, 꼭 투표에 참여 해야겠다는 의지가 컸다”면서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는 모습을 보면서 교민들 사이에서 내란 심판 목소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권자인 B씨는 “탄핵 이후에도 부정선거라는 음모론으로 국민의 신성한 투표권까지 부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했다”면서 “주변 교민들을 모아 다함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고자 아침부터 신분증, 여권 등 국적 확인 서류 원본을 챙기느라 분주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C씨는 “이곳에서 우리나라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돼 모두가 걱정없이 잘 먹고 잘 살수 있는 나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은미 통신원)


투표 첫날인 지난 20일 약 700여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21일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첫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대한민국 대사관 제외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귀띔했다. 예년과 비교해 투표율이 높다는 얘기도 함께 건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어수선한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길 바라는 재외국민들의 소망이 반영된 것처럼 느껴졌다.

올해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율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경우 재외국민 최종 투표율은 41.4% 수준이었고, 21대 총선 당시 23.8%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투표 참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진=김은미 통신원)

하지만, 대선의 경우 ▲18대 71.1% ▲19대 75.3% ▲20대 71.6%로 투표율이 높고, 특히 이번 대선은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슈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재외국민 투표는 전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엿새 동안 진행된다. 특히 재외투표 유권자는 총 25만8200여명으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해 14.2% 증가했다.

 

알파경제 Paul Lee 특파원(hoondork197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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