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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의 순이익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15조원을 넘겼다.
치솟은 환율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가계를 짓누르는 동안, 한은 금고는 역대 어느 해보다 두둑하게 채워졌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25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세후)은 15조3275억원으로 2024년(7조8189억원)보다 7조5086억원(96.0%) 급증했다.
종전 최대였던 2021년 7조8638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총수익은 33조5194억원으로 전년 대비 7조15억원 늘었다. 반면 총비용은 12조7544억원으로 3조3663억원 줄었다. 수익은 불고 비용은 줄면서 이익이 한꺼번에 두 배로 팽창했다.
수익 급증의 핵심은 외화자산 관련 이익이다. 지난해 내내 이어진 원화 약세와 유가증권 가격 상승으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이익이 크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과정에서 외환 매매익이 늘었다"며 "매도 환율이 매입 환율보다 200원 정도 높았다"고 밝혔다.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세금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은이 납부한 법인세는 5조4375억원으로 전년(2조5782억원)의 두 배를 넘겼다. 순이익 중 30%(4조5982억원)는 법정적립금으로 쌓고, 나머지 10조7050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납부할 예정이다.
이익 규모의 변동 폭도 이례적이다. 2023년 한은 순이익은 1조3622억원에 그쳤다. 불과 2년 사이에 순이익이 10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한은의 수익 구조가 금리·환율·주가 등 금융시장 변수에 얼마나 민감하게 연동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한은의 이익을 키운 고환율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1400원대 중후반을 맴돌며 16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추가로 0.2%포인트 오를 수 있다는 것이 한은 자체 추산이었다.
자영업자와 건설업 등 내수 의존 업종이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높아진 수입 물가가 서민 가계의 체감 물가마저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