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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
우리금융이 올해 수백억원 규모의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 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특히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윤리경영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고강도 쇄신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 감찰 전담 윤리경영실 신설...‘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등록제’
27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사법연수원 제30기)를 영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11월 그룹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감사위원회 산하에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 윤리경영실은 △그룹사 임원 감찰 △윤리정책 수립 및 전파 △내부자신고 제도 정책 수립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금융권 처음으로 시행되는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 총괄하게 된다. 친인척 대출 취급 시 임원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및 내부통제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해 그룹사 임원 친인척 대출 관련 내부통제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임원의 일탈 행위 관련 루머도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내년 3월‘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출범하면 윤리경영실이 위원회 산하로 편제되고 윤리경영실장 선임 및 평가를 위원회가 행사할 방침이다. 임원 감찰과 윤리정책 등 업무 수행에 대한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겠다는 계산이다.
임종룡 회장은 “임원 감찰 전담기구를 이사회 내 위원회 직속으로 설치하고 실장도 외부 법률전문가로 선임한 것은 경영진의 일탈행위 원천봉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그룹 경영진이 앞장서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금융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 '정진완' 표 쇄신 통할까...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등
우리금융은 자회사 임원에 대한 지주회장의 인사권 폐지 등을 포함한 ‘그룹인사 표준시스템’을 수립해 지난 12일 그룹 임원인사부터 전격 시행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정진완 행장 내정자 중심으로 조직 쇄신에 초점을 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관리 제고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도 한층 고도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했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하고, 내부통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해 내실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를 실행하겠다는 목표다.
◇ 금융사고 재발 막을까...신뢰 회복이 관건
이러한 고강도 쇄신을 통해 앞선 금융 사고들의 재발을 막고,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다는 목표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금융사고는 모두 6건으로 2분기 2건, 3분기에 4건이 확인됐다. 100억원 이상 규모의 금융사고도 2건이나 발생해 대내외적으로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에선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에 총 616억원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으며, 이 중 350억원은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지지 않은 부적정 대출로 파악됐다. 이중 269억원은 이미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앞서 우리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전체가 올해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처리로 신뢰를 잃은 바 있다. 5대 은행에서 기업과 고객을 대상으로 파생금융상품 중 하나인 홍콩H지수 ELS를 판매했으나, 해당 상품이 고위험 상품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중심의 인사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