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전 KT 대표, 차기 CEO 공모 불참…통신 전문성 없는 낙하산 우려

인더스트리 / 이준현 기자 / 2025-11-14 16:10:05
구현모 전 KT 대표. (사진=KT)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가 현재 진행 중인 차기 CEO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4일 밝혔다.

KT가 김영섭 현 대표의 연임 포기로 새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구 전 대표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후보군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구 전 대표는 이날 발표한 'KT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입장문'에서 "현재의 왜곡된 지배구조 아래에서 다시 심사를 받는 것은 온당한 길이 아니다"라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그는 "회사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해서 전임자가 다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구 전 대표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KT CEO로 재임했으나 정치권 압력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 10월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기획수석이 지인을 통해 사퇴를 요청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구 전 대표는 3년 전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관에 따라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를 외부에서 개입해 사퇴시키고, 사외이사들까지 사퇴하도록 해 무려 6개월 동안 대표이사도 이사회도 없는 기형적 경영 공백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주총에서는 임기 만료 예정 이사들이 임기 만료된 이사 4명 전원을 다시 추천해 선임하고, 정관에 맞지 않는 인사권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구 전 대표는 KT 내부 인재 선임을 강조했다. 그는 "KT 내부에는 충분히 역량 있는 후보들이 많이 있고, 충분히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를 이끌 수 있다"며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통신 산업에 대한 이해가 낮은 인물이 대표 자리에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구 전 대표는 "KT의 역사도, 문화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과 책임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 달라"며 "KT 대표이사를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해 응모하는 분들 역시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AI 전문가를 CEO로 선임해야 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AI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KT는 그보다 앞서 국가 기간통신망을 운영하는 기업"이라며 "AI 전문성만으로 대표이사를 맡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 전 대표는 최근 KT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전체 임원의 4분의 1 이상이 외부에서 영입됐다"며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내지 못하는 CEO는 아무리 똑똑해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일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8인 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후보 공모는 16일 오후 6시에 마감된다.

통신업계에서는 윤경림 전 KT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영섭 현 대표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서버 침해 및 무단 소액결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을 한 뒤 연임을 포기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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