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우건설, 신축 아파트 '띠철근' 오시공…시행사와 법적 분쟁 가나

인더스트리 / 이준현 기자 / 2023-12-29 07:55:14
대우건설 "이노글로벌 아파트 매각 통해 자금 문제를 해소하려 해"
이노글로벌 "대우건설 부실시공 은폐 말고 전면 안전진단해야"
대우건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아파트 현장을 때려 부수고 다시 짓거나, 건물을 통째로 사가라로 요구하고 있다"

29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우건설과 시행사인 이노글로벌이 서울 은평구 은평 푸르지오 발라드 시공 현장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은평 푸르지오 발라드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 500번지에 지하 3층~지상 17개 층, 2개 동 14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장기일반 민간임대 아파트다.

지난 19일 대우건설의 자회사 대우에스티가 시공한 해당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 기둥 7곳에서 띠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2~3층 철근 간격이 30cm로 되어 있는데, 지하 1층 공간으로 올라오면서 근로자들이 똑같은 간격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 고의적인 철근 누락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우건설 측은 "고의적인 철근 누락이 아닌, 단순 오류"라며 "오시공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대우건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법적인 건축 기준보다 높은 안전율 및 예비율을 두고, 설계한 덕분에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우건설은 추가 안전도를 확보하기 위해 구조 설계 회사의 의견과 보강 방법에 대한 제안을 감리와 같이 검토 후 그 방법에 따라 보강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대우건설 "이노글로벌 아파트 매각 통해 자금 문제를 해소하려 해"

대우건설은 보강 조치를 통해 중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만족했지만, 시행사에서 의도적으로 준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행사인 이노글로벌이 해야 하는 공사 책임도 지지 않고,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는 게 대우건설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낮은 시공률을 이유로 들었다. 해당 신축 아파트의 분양률은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측은 "임대 아파트는 임대 보증금을 받아 대출 및 관련 금액을 갚는다"라며 "분양이 안 되니까 지금 사업성이라든가 이런 계획들이 안 맞춰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노글로벌이 해당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5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대우건설 측은 "이노글로벌이 해당 아파트를 매입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노글로벌이 아파트 매각을 통해 자금 문제를 해소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평푸르지오 발라드. (사진=푸르지오 발라드 홈페이지 캡처)


◇ 이노글로벌 "대우건설 부실시공 은폐 말고 전면 안전진단해야"

반면, 이노글로벌의 입장은 정반대다. 


이노글로벌 측은 "총 41개의 주 기둥 중 7개를 검사한 결과 심각한 띠철근 누락이 발견됐다"며 "조사하지 않은 나머지 34개의 주 기둥도 정밀 진단 및 안전성을 확인하고 문제가 드러날 경우 1443개 기둥도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대우건설이 아무런 근거 없이 '전체의 99.5%인 1436곳은 문제가 없고 6개만 철근누락이 되어 개보수했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8일 대우건설에 전면 안전진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노글로벌 측은 "자체 안전 진단을 실시하려 했지만, 현장을 장악한 시공사들의 방해로 조사자체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가장 체크하기 쉬운 게 띠철근인 만큼, 기본도면부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콘크리트 시공 등에서도 심각한 부실공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해당 아파트 현장은 10년간 민간에 임대하게 된다. 임대기간동안 시행사인 이노글로벌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안전을 100% 책임져야 한다. 이에 한치의 부실 시공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노글로벌 측은 "공사비의 90%를 지급했고, 최종 준공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노글로벌 관계자는 "대우건설 측이 안전진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부실시공에 따른 피해보상소송 등 민형사상 각종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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