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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페르난도 보테로 작 '얀 반 에이크를 따라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 [씨씨오씨 제공] |
[알파경제 = 이고은 기자] 콜롬비아 출신의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가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오는 2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은 작가의 독창적인 화풍인 '보테리즘(Boterismo)'이 확립된 1970년대부터 말년까지의 작품을 총망라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거쳐 서울에 도착한 이번 순회전은 세계 투어의 마지막 일정을 장식한다. 기획은 작가의 딸인 리나 보테로와 미술사학자 크리스티나 카리요 데 알보르노스가 공동으로 맡았다.
전시장은 유화, 드로잉, 조각 등 총 112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60년에 걸친 보테로의 예술적 궤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보테로는 대상을 풍선처럼 부풀려 양감과 볼륨을 극대화하는 독자적인 표현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러한 기법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삶을 묘사하거나 서구 명화를 재해석하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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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페르난도 보테로 작 '댄서들' [씨씨오씨 제공] |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는 얀 판 에이크의 명작을 재해석한 '얀 반 에이크를 따라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가 꼽힌다. 15세기 이탈리아 상인의 결혼식을 담은 원작을 보테로 특유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보테리즘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 또한 작가의 유년 시절 경험이 녹아있는 '투우' 연작과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서커스' 연작도 함께 전시된다.
보테로는 생전 예술의 본질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예술은 즐거움을 줘야 한다. 삶에 대한 끊임없는 찬미이자,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오아시스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작가의 철학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인물과 동물뿐만 아니라 정물, 풍경에 이르기까지 보테로가 탐구했던 다양한 소재를 아우른다. 엄숙한 종교화를 익살스럽게 재해석한 작품부터 물성을 강조한 정물화까지, 보테로가 평생에 걸쳐 추구했던 형태의 미학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알파경제 이고은 기자(star@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