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형식적 절차'라더니…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기로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6-04-20 08:08:49
보도자료 배포 후 공시 누락…거래소, 자체 심의 대신 공시위로 사안 격상
주가 반토막 속 2500억 블록딜 철회 촌극…금감원, 공시 관행 개선 메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 (사진=삼천당제약)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삼천당제약이 영업실적 보도자료 공시 미이행 사안을 "형식적 절차"라며 의미를 축소했으나, 한국거래소가 이를 코스닥시장공시위원회 심의가 필요한 중대 사안으로 판단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주가 급등락과 오너의 대규모 블록딜 철회 논란이 겹친 가운데, 당국의 징계 수위와 금융감독원의 후속 조치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형식적 절차' 변명 무색…공시위 심의로 격상된 징계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삼천당제약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통보했다. 영업실적 등에 관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도 정작 투자자를 위한 공정공시는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자본시장법은 상장법인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업실적 전망을 언론에 공개할 경우 동시에 공정공시를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삼천당제약은 "200여 개 제품 중 단 1개 제품에 대한 이익 전망이 기사화된 것에 대한 형식적 절차"라고 해명하며 사안을 축소했다.

그러나 거래소의 판단은 달랐다. 거래소는 15일 해당 건을 자체 심의로 종결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시위에 상정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회사 측에 통보했다.

삼천당제약은 "공시위원회 심의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의 일부로, 새로운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당일 거래정지 리스크 직면…결과는 23일 판가름

통상적으로 경미한 사안은 거래소 자체 심의로 마무리되지만, 공시위 회부가 결정된 것은 당국이 이번 공시 누락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공시위에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최종 지정되면 위반의 중대성에 따라 벌점이 부과된다.

당해 부과 벌점이 8점 이상일 경우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될 수 있다.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 쌓이면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르지만, 현재 삼천당제약의 누적 벌점은 0점이다.

거래소 측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제재 수준에 대해서는 공시위원회에서 심의 후 결정할 사항"이라며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종 지정 여부와 벌점 부과 수준은 오는 23일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고점 블록딜 논란에 금감원 압박까지…사면초가 삼천당

이번 공시 리스크는 단기간에 급등락한 주가와 전인석 대표의 지분 매각 논란이 맞물리며 파장을 키웠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지난달 30일 128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전 대표는 시총 1위 등극 직후인 24일, 개인 세금 납부를 명목으로 2500억 원 규모(26만5700주)의 블록딜을 예고했다.

그러나 31일 발표된 미국 라이선스 계약 공시가 찬물을 끼얹었다. 파트너사가 비공개된 데다 90일 전 통보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부 조항이 부각되며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주가는 31일 하한가(82만9000원)를 기록한 데 이어, 4월 2일까지 단 3거래일 만에 48.5% 폭락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만 13조50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주가는 48만5500원 선까지 주저앉아 고점 대비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고 주가가 처분 단가(94만1000원)를 한참 밑돌자, 전 대표는 지난 4월 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블록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전 대표는 주주 서한과 간담회를 통해 "해당 매각은 전액 개인에게 부과된 세금 납부를 위한 것"이며 "시장의 일시적인 오해가 당사가 이미 확보한 15조 원의 압도적 가치를 결코 바꿀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일련의 촌극을 주시한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바이오 기업의 공시 관행을 뜯어고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금감원은 오는 6월까지 보도자료 및 기업설명회(IR)를 통한 투자 판단 정보 유포 관행 전반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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