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MBK, 공개매수 '치킨 게임'으로 번지나

인더스트리 / 김종효 기자 / 2024-10-08 15:03:06
(사진=고려아연, 영풍)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는 치킨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보호하려 하고, 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를 넘보며 양자 간에 부담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양측은 서로 지분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며 경쟁적으로 맞서고 있으며, 현재 주당 가격은 83만원으로 동일한 상태다.

 

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풍과 MBK 연합은 최대 14.61%, 고려아연은 최대 18%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다. 

 

양 측 모두 최소 매수 조건 없이 신청된 전체 물량을 매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개매수 초기 단계에서 MBK와 영풍 연합은 주당 66만원으로 시작해 가격을 점차 상승시켜왔다. 

 

시간이 흐르며 주가가 오르자 이들은 가격을 75만원으로 조정했고, 이에 대응해 고려아연도 주당 83만원에 맞추어 제시했다.

 

영풍·MBK 연합 역시 같은 금액인 83만원으로 가격으로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MBK파트너스의 입장에서는 큰 자본력을 동원해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 후 재매판매를 통해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무리한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감도 크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일반적으로 내부 수익률(IRR) 목표를 약 8% 정도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MBK의 전략적 계산이 필요한 시점임을 암시한다.

 

MBK가 영풍으로부터 지분 매입 가능성과 함께 그 구체적인 거래 조건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 때문에 나중에 높은 값에 팔기 위한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바로는 MBK가 약속한 투자금액은 처음 예상보다 증가하여 약 2조5000억 원에 달하며, 여기에 추가 자금까지 포함한다면 거래 금액은 거의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이미 고평가된 공개매수 가격과 장기적인 이자 부담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을 때 기업 가치와 목표 수익 달성 가능성에 의문점을 제기한다.

 

고려아연 역시 유사한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베인캐피탈 등 외부 금융 기관 대출과 자체 자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요 자금 마련을 시도 중이나 차입 의존도 증가로 인해 장기적 재무 구조 악화 우려와 함께 향후 투자 여력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만약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 조정 시점이 다가오면 그 날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 연합과의 지분경쟁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조치는 불가피하게 보여진다.

 

결국 이번 경영권 분쟁 속에서 양 진영 모두 심리적 압박과 재정적 부담감 속에서 갖가지 전략적 선택들을 모색하고 있는 형국이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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