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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미나이 AI 생성) |
[알파경제=김단하 기자] 한국 무용계의 지원금 생태계가 특정 단체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현장업무보고에서 폭로된 실태에 따르면 무용계 기득권은 공공 재원을 마치 내 돈 쓰듯 유용하면서 후진적 카르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을 향한 열정이 보상받아야 할 자리에 알량한 꼼수와 밥그릇 챙기기만 남았다.
◇ '껍데기 단체' 내세워 곶감 빼먹듯 예산 챙긴 대한무용협회
문제의 대한무용협회는 산하 조직위원회나 운영위원회 등 이른바 껍데기 단체들을 동원해 중복 지원 제한을 교묘히 피했다. 이를 발판 삼아 한 해에만 10억 원 이상 국고를 곶감 빼먹듯 챙겨갔다.
특히 지자체 예산까지 합쳐 매년 최대 15억 원이 투입되는 우량 사업 '전국무용제'는 수십 년간 단 한 번의 공모 없이 대한무용협회가 독점해 왔다.
그 결과 올해는 지자체마저 유치를 외면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서울에서 행사를 치르는 촌극이 벌어졌다.
반면 장순향 한국민족춤협회 초대 이사장의 고백은 무용계의 비참한 양극화를 방증한다. 기득권 밖에 놓인 이들은 정부 지원금 0원이라는 혹독한 현실 속에서 시민 후원금 2000만 원으로 간신히 청년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행사를 치러내고 있다.
◇ 입맛대로 고르는 심사위원 쇼핑과 내부 짬짜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할 예술위의 심사 시스템마저 철저히 무너졌다.
대한무용협회는 자신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심사위원을 배제하기 위해 규정에도 없는 기피 신청을 감사실 통해 우회 압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어이없는 부분우 예술위가 보신주의적 태도로 기피신청을 여과없이 수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더해 남편이 한국현대무용협회 고위직을 맡고 있는 내부 직원이 심사 과정에 개입하는 명백한 이해충돌 사태까지 벌어졌다.
다시 말해 껄끄러운 외부 심사위원은 쇼핑하듯 솎아내고 이해관계가 얽힌 내부 직원과는 짬짜미하는 지저분한 행태가 버젓이 자행된 것이다.
◇ 복마전 된 예술계…K컬처 300조 시대는 '머나먼 달나라 얘기'
이토록 노골적인 대한무용협회의 독식과 예술위의 행정 난맥상이 벌어지는 동안 상위 기관이자 관리 감독의 최종 책임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화예술계 지원 예산의 공평무사한 집행을 다짐했다. 최 장관은 또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는 'K컬처 3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작금의 무용계 사태를 보면 장관의 호언장담은 철저한 헛구호에 불과했다. 특정 협회가 국가 지원금을 내 돈 쓰듯 주무르고 곶감 빼먹듯 수십억을 챙겨가도 문체부는 먼 산 보듯 뒷짐만 지고 있다.
기본적인 지원금 생태계조차 이권 다툼과 꼼수가 난무하는 복마전으로 전락했는데 K컬처 300조 원 시대라는 장밋빛 비전이 가당키나 한가.
이는 그저 머나먼 달나라 얘기일 뿐이다. 제도의 맹점과 심사 제도의 붕괴를 뻔히 알면서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무능을 넘어선 직무유기이다. 게다가 기득권 단체의 횡포를 승인해 주는 암묵적 공조나 다름없다.
한정된 국가 지원금은 예술가들의 피 땀 어린 창작 활동을 돕는 마중물이어야 한다. 기득권 협회의 배를 불리는 눈먼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헛된 구호로 큰소리만 칠 것이 아니라 문체부와 예술위는 당장 전국무용제 등 대규모 지정 사업을 전면 공모제로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편법 다중 지원을 원천 차단하는 뼈깎는 감사에 돌입해야 한다.
고착화된 복마전을 철폐하지 않는 한 K컬처의 도약도 한국 무용계의 미래도 없다.
알파경제 김단하 기자(kay3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