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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쓰이 스미토모 금속 제공)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에서 반도체 산업의 집적과 산학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사이언스 파크(Science Park)’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이 TSMC(대만적체전로제조) 공장 인근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산업단지 구상을 내놓은 가운데, 미쓰이 부동산(8801 JP) 등 민간 대기업이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대만의 신주(新竹) 사이언스 파크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산·관·학(産官学)이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업계는 “TSMC 구마모토 진출이 일본 반도체 부흥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10월 상순, TSMC 구마모토 제2공장의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됐다. 이 일대에는 이미 소니그룹(6758 JP)의 반도체 부문과 도쿄 일렉트론(8035 JP) 등의 대형 장비업체가 집결해, 일본 내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3월, ‘구마모토 사이언스 파크 추진 비전’을 발표했다. TSMC 공장 주변을 핵심 거점으로 지정하고, 반도체 관련 기업·대학·연구기관을 유치해 총 340헥타르(도쿄돔 73개분) 규모의 종합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현은 개발 및 운영을 민간 위탁 형태로 추진할 계획이며, 현재 사업자 공모를 진행 중이다. 미쓰이 부동산이 유력 후보로 꼽히며, 이미 관련 기업과의 청문 절차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많은 반도체 관련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쓰이 부동산은 단순 부동산 개발을 넘어, 산관학 연계형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10월 1일에는 도쿄 니혼바시에 반도체 산업 교류 시설을 개설, 파크 운영에 필요한 산업·기술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미쓰이 등이 참고하는 모델은 1980년 설립된 대만 신주 사이언스 파크다. 한때 차밭이던 이곳은 지금 TSMC를 비롯한 약 600개 반도체·기술 기업이 모인 세계적 기술 클러스터로 성장했다.
입주 기업의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1조5,146억 대만달러(약 7조6,000억엔)에 달한다. 신주를 비롯해 대만 중부·남부에도 사이언스 파크가 확충되며, AI 반도체 및 첨단소자 개발 거점으로 진화 중이다.
신주파크는 행정 절차의 효율화로 유명하다. 기업은 입주 심사, 개발 허가, 등기 등 모든 절차를 공영 관리국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다. 관리국 관계자는 “신속한 행정 서비스가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사이언스 파크 개발은 구마모토를 넘어 일본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호쿠대학은 2024년 4월, 센다이 캠퍼스를 활용한 ‘미치노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미쓰이 부동산이 정비를 지원하며, 반도체 연구기업 회원조직 운영도 함께 진행 중이다.
기타큐슈시는 2035년까지 200개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학술연구도시 기능을 강화 중이다. 대만 ASE(日月光투자지주)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형 사이언스 파크 실현에는 여러 과제도 있다. 우선, 대규모 토지 확보와 행정 절차의 장기화가 걸림돌이다. 규슈 지역에서는 현실적 대안으로 ‘분산형 파크 모델’도 논의되고 있다. 또한, 대만처럼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체계가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사이언스파크협회 미즈노 유스케 연구위원은 “지방 주도의 구상이 많아 국가 전략과 연계되지 못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