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무라 그룹,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 착수

글로벌비즈 / 우소연 특파원 / 2025-12-08 09:54:08
(사진=모리무라)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의 대표적 세라믹 기업 집단인 모리무라 그룹이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에 나섰다. 일본특수도업(5234 JP), TOTO(5332 JP) 등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LP가스 등 다양한 연료로 작동하는 가동식 연료전지 시스템을 2026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전했다.


모리무라 그룹의 뿌리가 되는 도자기 무역회사가 설립된 1876년 1월부터 1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그룹은 각 계열사의 지식과 기술을 결집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아이치현 고마키시 닛토쿠 공장 내에 위치한 모리무라 SOFC 테크놀로지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이다. 이 회사는 닛토쿠와 TOTO의 연료전지 관련 부문을 분리해 설립됐으며, 일본가이시(5333 JP), 노리타케(5331 JP), 모리무라상사가 공동 출자했다.

모리무라 SOFC 테크놀로지의 사토 미쿠니 사장은 "30년이나 40년 같은 미래에 독립 자영을 목표로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회사는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를 개발해 휴대 가능한 시험기를 2026~27년 투입할 계획이다.

SOFC는 공기 중 산소와 연료 중 수소를 이용해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생산된 전기는 축전을 통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닛토쿠는 SOFC 기반 기술을, TOTO는 발전 시스템 외장 기술을 각각 제공한다. 회사는 가정용 에너지팜 판매를 목표로 에너지 회사와의 협의도 시작했다.

그룹의 이런 협업은 시대 변화에 따라 사업 구조를 전환해온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됐다. 모리무라 그룹은 모리무라 이치자에몬, 도요 형제가 설립한 무역회사 '모리무라구미'를 뿌리로 한다. '일업일사(一業一社)' 원칙에 따라 시대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며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탄생시켜왔다.

1904년 일본도자기 합명회사(현 노리타케) 설립을 시작으로, 위생도자기 부문에서 동양도자기(현 TOTO), 단열재 '가이시' 부문에서 일본가이시, 스파크플러그 부문에서 일본특수도업이 각각 분리 독립했다. 현재 일본특수도업은 스파크플러그 세계 최대 업체로 성장했다.

각 회사는 시대에 맞춰 업태를 변화시켜왔다. 노리타케는 1980년대 매출의 절반 이상이 서양식 그릇이었지만 현재는 5% 수준에 그치고, 연삭숫돌 등 공업기재 사업이 40% 정도를 차지한다. 일본가이시는 전력 인프라용 절연체 생산회사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세라믹 부재가 주력 사업이다.

TOTO의 키요타 도쿠아키 회장은 "그룹 간 교류는 하고 있지만 세라믹스 경쟁 분야에서는 정보 공유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회사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발전시켜왔지만, 기술의 원류는 모두 도자기에서 출발한다.

반도체 관련 분야에서는 그룹 내 경쟁이 치열하다. 반도체 제조 시 웨이퍼를 고정하고 온도를 균일하게 제어하는 '정전기척'의 경우, TOTO가 새로운 영역 사업으로 진출했지만 일본가이시 등도 같은 제품을 판매하며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그룹은 독립 독보에만 집착하지 않고 연계를 통한 가치 창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노리타케의 카토 히로시 회장은 "지혜를 모으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며 SOFC 회사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TOTO와 닛토쿠 등이 각각 유사한 개발을 진행하며 특허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닛토쿠의 오도 신이치 회장은 "SOFC 연계의 의의는 크다. 이를 바탕으로 장래 다른 연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룹은 차세대 제품 개발을 개별 회사나 그룹만으로 완결시킬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가이시는 7월 나고야 시내에 스타트업 등과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거점을 개설했다. 닛토쿠는 실증연구시설 'SUISO no MORI hub(수소의 숲 허브)'를 아이치현 고마키시에 마련해 외부 기업과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모리무라 그룹 상장 4개사의 시가총액은 리먼쇼크 때의 약 3배로 성장했으며, 매출액은 약 2조엔에 달한다.

창업자 모리무라 이치자에몬의 "사람은 감격하게 살고, 보수적으로 죽는다"는 말처럼, 수동적 자세는 쇠퇴를 의미한다. 사업 소멸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그룹이 손을 잡고 새로운 사업을 지속 창출하는 자세가 향후 150년간 그룹 존속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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