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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본격화된 이후 미국의 수입은 크게 둔화했지만, 오히려 글로벌 수출 물동량은 증가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세 장벽을 피해 수출 물량이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발표한 '미 관세 정책 이후 세계 수출 물동량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상호관세 등 정책을 구체화한 4월 이후, 미국의 대세계 수입 증가율은 2% 미만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월별 증가율이 18%에서 31%대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세다. 이러한 경향은 무역확장법 232조가 적용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및 부품 수입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중국, 일본 등 8개 주요 국가 및 지역의 글로벌 수출 물량은 오히려 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는 이를 두고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 물동량이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확대되는 '무역 전환' 현상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단기적인 물동량 변동성도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 조치 발표 직후 1주일간은 세계 교역량이 평균 25.9% 급증했으나, 관세가 실제 시행된 후 1주일 동안에는 20.8%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무역협회는 이를 예고된 관세를 피하려는 '밀어내기식 수출'이 몰린 결과로 해석했다. 이어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이들 품목에서도 단기적인 수출 선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기업들은 완충 재고를 운용하고 환율·운임 급등에 대비해 보험·헤지 등 리스크 관리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도 관세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핵심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기업의 선제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