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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무라타)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전자부품 대기업 무라타 제작소가 기업 벤처 캐피탈(CVC)을 통해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양자 암호 통신 전문 기업인 미국 알리로 테크놀로지스에 출자하며 새로운 기술 투자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전했다.
기존에는 각 사업부가 신생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해왔지만, 기존 사업 영역 내에서만 머무르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CVC 설립으로 우주 기술 등 새로운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10년 후를 내다본 경영 판단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인 알리로는 2019년 하버드대학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으로, 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불가능한 고보안 양자 암호 통신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양자역학을 활용한 양자암호와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 기술은 정보 처리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무라타 제작소는 현재 보유한 전자부품의 구체적 활용 방안은 미정이지만, 알리로와의 협력을 통해 향후 양자 암호 통신용 부품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무라타 제작소가 지난 4월 출범한 CVC '원더스톤 벤처즈'의 첫 번째 투자 사례다.
이 CVC는 건당 50만~300만 달러(약 7800만~5억엔) 규모의 소액 투자를 기본으로 하며, 1년간 추가 투자를 포함해 총 10건의 투자를 목표로 한다.
회사는 향후 5년간 총 5000만 달러(약 78억엔)의 투자 한도를 설정했다. 현재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향후 유럽 거점 개설도 검토 중이다.
일반적인 기업 CVC가 협업이나 투자 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것과 달리, 무라타 제작소의 CVC는 기술 탐색에 특화했다.
차세대 통신 규격 '6G', 로보틱스, 우주 기술 등 6개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처에서 얻은 기술 지식을 10년 앞을 내다본 경영 판단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CVC 책임자인 마츠다 켄 매니징 파트너는 "기존에는 고객 수요에 부응하면 세상의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었지만,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종래 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라타 제작소는 지금까지 미국 자회사를 통해 9개 신생 기업에 출자해왔다.
3차원 홀로그램 기술을 다루는 벨기에 스웨이브 포토닉스와 양자컴퓨터 연결용 부품을 개발하는 미국 라이트싱크 테크놀로지스 등이 포함된다.
회사는 주력 제품인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등을 '1층', 통신용 디바이스를 '2층', 솔루션 사업을 '3층'으로 정의한 '3층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층과 3층을 합친 매출액 비율을 현재 40%에서 2030년 47%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최첨단 분야를 신속히 파악하고 연구개발 및 설비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회사 측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무라타 제작소의 CVC는 동종업계 대비 후발주자다. TDK는 2019년 CVC 자회사를 설립해 현재 총 운용자산이 5억 달러(약 780억엔)에 달한다.
유망한 신생기업을 둘러싼 M&A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CVC를 통해 획득한 지식을 10년 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