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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도쿄증권거래소에서 2025년 상장폐지하는 기업이 124개사로 전년보다 30개사 증가해 2년 연속 사상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도쿄증권거래소와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향상을 요구하는 압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경영 자유도 확보를 위해 주식 비공개화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전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그로스 시장 상장 유지 기준 인상 방침에 따라 2025년 신규 상장은 전년 대비 21개사 감소한 60개사에 그쳤다. 2025년 말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 수는 3783사로 전년 말보다 59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첫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상장 기업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경영진이 참여하는 인수(MBO)에 의한 상장폐지가 26개사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토나미 홀딩스와 중고차 정보 사이트 운영업체 프로토 코퍼레이션 등이 MBO를 통해 상장폐지됐다. 일본거래소 그룹(8697 JP)의 야마미치 히로키 최고경영책임자는 "상장 기업 수 자체에는 구애받지 않지만 질에는 고집하고 싶다"며 '수에서 질'로의 방침 전환을 강조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시장 구분 재편 이듬해인 2023년 PBR(주가순자산배율) 1배 이상을 목표로 하도록 기업들에 요청했다. 2024년부터는 투자자에게 기업가치 향상 대응이 전달되도록 공개를 요구하는 등 시장 전체 매력도 제고를 위한 개혁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액티비스트 투자자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정보 공개와 대화 강화 등 상장에 따른 기업 부담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시장 철수를 선택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종합물류업체 닛신은 "상장을 지속하면 중장기 성장전략 실행보다 현재 자본효율 개선이나 주주환원을 우선시하지 않을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10월 MBO를 통해 비공개화했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하는 '부모-자식 상장' 구조를 둘러싸고는 소수주주 보호 등 거버넌스 과제가 많다고 여겨져 투자자들의 엄격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2025년에는 이온(8267 JP)이 쇼핑센터 개발·운영업체 이온몰을, 큐피(2809 JP)가 잼 제조업체 아오하타를 완전 자회사화했다.
상장폐지 기업들은 주식 유동성이 낮거나 투자자 기대가 높지 않아 시가총액이 침체된 기업이 대부분이다. 2025년 상장폐지 기업 124사의 2024년 말 평균 시가총액은 1090억엔에 그쳤다. 소기업 퇴출이 진행되면서 투자자금이 성장기업으로 이동했고, 닛케이 평균주가는 10월 처음 5만엔대에 올랐다.
2026년에는 상장폐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시장 구분 재편으로 유통주 시가총액 등 상장 유지 기준을 높였다. 2025년 3월부터 결산기마다 순차적으로 기준 미달 기업의 경과조치가 종료돼 현재 1년의 개선 기간에 들어섰다. 12월 10일 기준 스탠다드 시장 기업을 중심으로 104개사가 개선 기간에 있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2026년 10월 이후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구미 거래소들은 2000년 이후 상장 기업 수가 줄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IT 버블 시기인 2000년 말 약 4700개사에서 2024년 말 약 3200개사로 30% 감소했고, 뉴욕증권거래소도 10% 줄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같은 기간 약 2900개사에서 약 1700개사로 40% 감소한 반면, 일본 거래소는 60% 증가했다.
일본의 과제는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QUICK·팩트셋에 따르면 닛케이 500종 평균주가 구성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약 2조엔으로 미국 S&P 500 구성 기업의 10분의 1 수준이다. 닛케이 500 채용 종목 중 시가총액 1조엔 미만 기업은 312개사로 60%를 넘는다.
자나스 헨더슨 인베스터즈 재팬의 이노우에 준이치 일본 주식 운용 부문 책임자는 "시가총액 1조엔 이하 기업은 해외 투자자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일본 기업은 보다 역동적인 재편으로 기업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