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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르카리)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의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메르카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용자 이용 상황을 분석하고, 악성 사용자를 색출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전했다.
이는 플랫폼 내 고질적인 트러블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신뢰를 회복하여 사용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사코토시 료 메르카리 집행 임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AI 기반의 고도화된 감시 시스템을 통해 악의적인 부정 이용자를 철저히 제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카리는 과거 트러블 사례를 분석하여 부정 이용자들의 공통된 행동 패턴을 파악했다. AI는 다른 사용자로부터 낮은 평가나 신고를 받은 횟수, 거래 취소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구체적인 분석 기준은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공개로 유지된다. 이러한 분석은 출품자와 구매자를 가리지 않고 월간 이용자 230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AI 분석 결과,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사용자는 거래가 제한된다. 메르카리 측은 해당 사용자에게 통지 후 일정 기간 동안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조치하며,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경우 '악의적인 부정 사용자'로 판단하여 무기한 이용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카리의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트러블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다.
실제 메르카리에서는 구매자가 수만 엔 상당의 고가 브랜드 데님을 구매했으나 엉뚱한 물건이 배송되거나, 프라모델 출품자가 반품된 물건 대신 다른 물건을 받는 등의 사건이 발생했다.
메르카리는 그동안 사용자 간의 자율적인 해결을 유도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SNS를 중심으로 "메르카리는 '불타올라야' 대응해준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었다.
이러한 비판은 실제 사용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2024년 10~12월 메르카리의 월간 평균 이용자 수는 227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으며, 2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025년 1~3월에는 2291만 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3년 10~12월의 최고치(2354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마코 집행 임원은 "앞으로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메르카리는 2025년 9월 '메르카리 감정 센터'를 설립하여 가품 논란을 방지하고, 트러블 발생 시 피해액을 전액 보상하는 등 사용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야후! 프리마와 야후! 옥션은 AI를 활용해 가짜 상품을 감별하고 있으며, 라쿠텐 라쿠마는 코메병 홀딩스와 협력하여 일부 브랜드 제품에 대한 감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쟁사들도 부정행위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중고 시장이 활황을 띠는 가운데, 플랫폼의 신뢰도는 사용자 유치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르카리가 사용자 간의 자율적인 해결이라는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플랫폼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