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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정부가 방위 장비품 수출 확대를 위해 호위함, 전투기 등 대형 장비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조달 의존도를 낮추려는 각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판로를 확대하고 국내 방위산업을 유지하며, 궁극적으로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22일 방위 장비품 국제 전시회 'DSEI Japan 2025'에 참석, "선진적이고 능력이 높은 장비를 만들어내는 방위산업은 방위력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각국과의 장비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지역 정세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세계적으로 장비품 톱 세일즈가 보편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대통령이 직접 기업을 이끌고 판매 대상 국가를 방문하여 정상회담에서 방위산업 협력을 논의하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런 추세에 발맞춰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방위성은 'DSEI Japan 2025'에 지난번 대비 2배 규모의 부스를 마련, 수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 설명 패널을 설치했다.
특히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차기 전투기 모형과 영상을 전시, 가장 넓은 공간을 할애했다.
이외에도 레일건 모형 등 차세대 기술과 해외에서 관심이 높은 기존 장비품 실물을 전시했다.
해상자위대의 최첨단 '모가미'형 호위함은 회장 근처 항구로 옮겨 전시, 호주와 동남아시아 각국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함내를 공개했다.
호주는 모가미형을 원형으로 하는 신형함 도입을 검토 중이며,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NEC는 인도 수출을 추진 중인 군함용 통신 안테나 '유니콘' 모형을 공개했다. 이 안테나는 레이더에 잘 보이지 않는 스텔스 성능이 특징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처음으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특화된 부스를 설치, 인공지능(AI), 무인기 등 신흥·첨단 기술을 활용한 듀얼 유스(군민 양용)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DSEI Japan 2025'에는 지난번 대비 60% 증가한 471개 기업 및 단체가 참가했으며, 일본 기업은 169개로 전체의 40% 미만을 차지했다. 참가 인원은 약 1만 4000명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 전시회 참가 증가 배경에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해외 수출 시 기체 성능 저하를 우려하며, 미국의 안보 관여 지속성에 대한 동맹국들의 불안감을 야기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장비 조달처 다변화를 모색하며 일본 장비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호주군 간부는 "일본과 호주의 관심 영역이 겹치고 있다"며 "공급망 우려로 더 많은 거래 상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동안 장비품 수출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 왔으나, 2023~24년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 타국 특허 사용 '라이센스 생산품' 수출을 허용하고 전투기 엔진 등 부품 수출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만으로 일본 장비품 수출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방위산업은 오랫동안 판로가 자위대에 한정되어 기업 철수가 잇따르고 있으며, 생산 능력 제한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정부는 2022년 안보 관련 3문서에서 방위 생산·기술 기반을 '방위력 그 자체'로 명시하고, 수출을 통해 방위산업 진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미쓰비시 전기 관계자는 "F2 전투기 개발 당시 20대였던 기술자들이 50대가 되었다"며 "일영이 차기 전투기는 기술 전승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방위산업 관계자는 "일본 방위 장비품은 가격이 비싸다"며 "우선 공급망 일부로 협력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대국의 니즈에 맞는 능력과 가격대의 장비품을 제안할 수 있는지가 수출 확대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