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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내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생산 체제를 전면 재편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했다.
현재 두 곳에서 운영 중인 렉서스 생산 거점을 한 곳으로 통합하고, 일부 모델의 생산을 일본으로 이전하는 동시에 미국 내에서는 하이브리드차(HV) 생산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인상에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수입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후 9월 4일 대통령령 서명으로 관세율을 15%로 낮췄다. 그러나 기존 2.5%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도요타는 켄터키주에서 렉서스 세단 'ES'를, 인디애나주에서 대형 SUV 'TX'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ES 생산은 수주분 완료 후 종료하고, 2026년 출시 예정인 차기 모델은 일본에서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렉서스 생산 공장은 인디애나주 한 곳만 남게 된다.
도요타 미국 법인은 "가격대에 따라 최적의 생산 거점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차인 렉서스는 높은 가격에도 판매가 가능해 일본에서 수출해도 수익 확보가 가능하지만, 적정 가격대의 HV는 관세로 인한 가격 전가 영향을 받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에서는 전기차(EV) 보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HV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켄터키주 공장은 HV 세단 '캠리'와 SUV 'RAV4'의 주력 생산 기지로, 렉서스 생산 종료 후 이들 차종의 증산에 나선다.
도요타는 관세 영향으로 자동차와 부품 회사 비용 부담을 포함해 연간 1조 4000억 엔의 손실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관세 장기화에 대비해 현지 생산을 늘릴 방침이지만, 미국 내 인건비와 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규 공장 건설은 수익성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자동차 업계 전반이 관세 대책에 나서고 있다. 닛산자동차(7201 JP)는 미국 주력 SUV '로그'의 국내 생산 일부를 현지 생산으로 전환했다. 2024년 미국 판매 92만대 중 16%인 15만대를 국내에서 수출하고 있다.
마쓰다(7261 JP)는 3일 북미에서 SUV 'CX-5' 등 일부 차종 가격을 280~300달러(약 4만1000~4만4000엔)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2026년 3월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82% 감소한 200억 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수출 비율이 80%에 달해 관세 영향이 크다.
미국 판매의 절반을 일본 수출에 의존하는 SUBARU(7270 JP)도 6월까지 일부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닛케이는 높은 관세가 고정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공급망 재편과 가격 조정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