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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YD)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중국 전기차(EV) 대기업 BYD가 일본 경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발표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일본 시장만을 위한 경형 전기차(EV)를 개발, 출시하여 일본 자동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경차는 일본 고유의 규격으로 인해 해외 기업에게는 일종의 '비관세 장벽'으로 여겨져 왔다.
BYD는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춘 새로운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개발,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은 중국에서 이루어지며 일본으로 수출될 예정으로 가격은 일본 내 대표적인 경형 전기차 가격대인 250만 엔(약 2,200만 원) 수준으로 책정,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BYD는 중국 내 판매 차종을 해외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특정 국가만을 위한 승용차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경차 규격에 부합하는 차량 설계는 완료된 상태이며, 일본 경차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내 급속 충전기는 대부분 일본 독자 규격인 'CHAdeMO(차데모)' 방식으로 구축되어 있다.
BYD는 일본 시장 진출 초기부터 차데모 규격에 대응해 왔으며, 이번 신형 경형 전기차에도 차데모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경차는 자동차 보급 확대를 목표로 1949년 일본에서 처음 도입된 규격이다. 좁은 도로 환경에 적합한 콤팩트한 차체와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경차 규격은 길이 3.4m 이하, 폭 1.48m 이하, 배기량 660cc 이하로 제한된다. 가격대는 100만 엔대 중반(약 900만 원)이 주를 이루며, 세금 부담도 일반 차량에 비해 훨씬 적다.
1960년대에는 자동차 보급의 견인차 역할을, 1980년대 이후에는 가정용 '세컨드카'로 자리매김했다.
스즈키(7269 JP)는 1993년 전고를 높여 넓은 공간을 확보, 패밀리층을 공략하는 등 일본 시장에서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해왔으며 상업용경차로서의 보급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외 자동차 기업에게 경차 시장 진입 장벽은 높은 편이다. 연비 기준 충족 등 일본 시장만을 위한 차량 개발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크고, 일부 상용차를 제외하고는 자국 브랜드의 독점적인 지위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 다임러 크라이슬러(현 스텔란티스)가 2001년 경차를 판매했으나, 일본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일부 서구권 기업들은 일본 고유의 경차 규격을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항속 거리 및 충전 설비 제약이 있는 전기차는 '세컨드카'로서의 활용도가 높은 경차와 궁합이 좋다.
닛산 자동차(7201 JP)의 경형 전기차 '사쿠라'는 일본 승용차 전기차 판매량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미쓰비시 자동차(7211 JP)의 경형 전기차 'eK 크로스 EV'와 합산하면 40%를 넘어선다. BYD는 2023년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지만, 2025년 3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530대에 그쳤다.
BYD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경형 전기차 출시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지금까지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소비자에게 적합한 경차를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BYD의 2024년 글로벌 판매량은 427만 대로, 닛산, 혼다(7267 JP), 스즈키를 넘어섰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5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BYD가 일본 브랜드를 능가하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형 전기차를 출시할 경우, 일본 경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