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로봇, '룸바' 라인업 쇄신으로 일본 시장 공략 강화

글로벌비즈 / 우소연 특파원 / 2025-04-18 14:56:58
(사진=아이로봇 홈페이지)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미국 로봇 청소기 제조업체 아이로봇이 자사의 대표 제품 '룸바'의 라인업을 전면 쇄신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8일 전했다.


아이로봇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시장을 발판 삼아 재기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아이로봇 CEO 게리 코헨은 이날 발표회에서 "모든 것이 새로워진 '뉴 룸바'는 일본 고객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이로봇은 오는 18일, 신형 로봇 청소기 6개 모델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라인업 쇄신의 핵심은 모든 모델에 고성능 레이더 'LiDAR'를 탑재한 것이다. 기존 룸바는 고급 모델에만 카메라 기반 영상 인식 기능을 적용하고, 보급형 모델에는 카메라조차 탑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LiDAR 기술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충분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 모델에 LiDAR를 탑재하는 것으로 방침을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고성능 부품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3만 9400엔부터 소폭 인상에 그쳤다.

아이로봇이 전 모델을 일제히 쇄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과감한 결정은 로봇 청소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아이로봇의 실적 부진이라는 어려운 사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로봇 청소기 시장은 아이로봇이 개척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시장의 판도는 급격히 변화했다. 2024년 세계 로봇 청소기 출하 대수에서 중국의 로보락이 아이로봇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4년에는 중국 가전 대기업 샤오미가 1만 엔대의 로봇 청소기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로보락은 암(Arm)을 탑재하여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로봇 청소기를, 드리미 테크놀로지는 턱을 넘을 수 있는 다리 달린 로봇 청소기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헨 CEO는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해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지만, 아이로봇은 독자적인 브랜드력과 강력한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이로봇은 그동안 방 구조 파악 기능, 물걸레 기능 등을 경쟁사보다 먼저 도입하며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룸바의 기술력이 뒤쳐지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브랜드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LiDAR 탑재가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로봇의 실적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10~1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억 7203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7710만 달러의 최종 적자를 기록했다. 심지어 아이로봇은 "향후 12개월 동안 기업으로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당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아마존에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유럽연합(EU) 등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아이로봇은 자력으로 부활을 모색하며, 일본 시장을 핵심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2024년 로봇 청소기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약 70%로, 아이로봇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아이로봇은 16일, 2030년까지 일본 내 전체 청소기 출하 대수에서 20%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는 스틱형 청소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아이로봇의 점유율은 5% 미만이다. 코헨 CEO는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

일본 시장에서도 아이로봇에게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2024년 4월, 아이로봇은 소매점의 할인 판매를 제한하는 '지정 가격 제도'를 도입했으나, 이는 판매점의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중국 업체보다 높은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가전 양판점에 대한 이익 폭이 부족하여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안일의 부담을 덜어주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해 온 아이로봇. 이제는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다시 한번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이로봇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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