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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무신사)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또다시 패딩 충전재 정보 오기재 논란이 불거졌다.
불과 1년 전 대규모 '충전재 바꿔치기' 사태로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플랫폼의 상품 검증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소비자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무신사에서 구매한 노스페이스 패딩의 충전재 정보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제품은 상세 페이지에 고급 충전재인 거위털(구스다운)로 표기돼 있었으나, 노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확인 결과 실제로는 오리과 동물 우모를 채취한 제품으로 드러났다.
무신사 측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입점 브랜드의 '행정 착오'라고 해명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브랜드가 과거 재고 상품 정보를 신규 시즌용으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휴먼 에러'"라고 설명했다. 상세 페이지의 이미지 정보는 정상적으로 교체됐으나, 하단에 기재된 텍스트 정보가 미처 수정되지 않아 발생한 혼선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이어 "규정에 따라 해당 브랜드에 벌점을 부과하고 경고 조치를 취했다"면서 "수십만 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중개 플랫폼 특성상 의도치 않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나, 고객 신뢰를 위해 타 플랫폼 대비 엄격한 '안전 거래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의 이러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시선은 싸늘하다. 무신사는 이미 지난해 겨울 입점 브랜드들의 패딩 충전재 정보 오기재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며 큰 홍역을 치른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라퍼지스토어는 '솜털 80% 사용'이라고 표기한 제품의 실제 사용률이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고, 인템포무드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충전재 혼용률 허위 기재가 확인됐다.
이에 무신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올해 3월 다운·캐시미어 상품 7968개 중 8.5%인 약 677개 제품에서 혼용률 오기재가 적발됐다.
이후 무신사는 시험성적서 첨부 의무화, 블라인드 테스트 실시, 삼진아웃 정책 등 재발방지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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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무신사) |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면서, 무신사가 내세운 '엄격한 정책'과 '모니터링 강화' 약속이 공염불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품 수가 많아 오류가 불가피하다"는 해명은 플랫폼 스스로 구조적 한계를 자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표기 오류는 비단 무신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랜드월드의 '후아유'는 지난 1월 구스다운 점퍼의 거위털 함량이 표기보다 현저히 낮아 전량 회수 조치했고, 신원의 '비키' 또한 솜털 비율 미달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올겨울 시즌을 앞두고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주요 패션 플랫폼들은 시험성적서 등록 의무화, 허위 정보 신고 센터 운영 등 고강도 자정 노력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검증 시스템의 빈틈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율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법적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행법상 플랫폼은 '통신판매중개자'로 분류되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 플랫폼이 시장 지배력을 키운 만큼, 단순 중개를 넘어 상품 검증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신사 측은 "앞으로 고객이 혼선을 겪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복된 '실수'로 인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