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 크로스보더 자산운용 확대 불구…내부통제 글로벌 스탠더드와 격차
“디지털, 글로벌, 비대면 중심 금융환경 속 내부통제 재정의 변곡 시점”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고와 반복되는 위법 행위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약화, 느슨한 조직문화, 그리고 준법감시 체계의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 부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파경제>는 국내 주요 금융사를 대상 ‘과거 겪었던 내부통제 실패 사례’를 중심으로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왜 문제가 되풀이 되는지 등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①“구멍 난 내부통제, NH투자증권이 직면한 신뢰의 과제”
②“라임 이후 5년, 무엇이 바뀌었나...NH투자증권 내부통제의 구조적 한계”
③“새로운 환경, 낡은 체계…NH투자증권 내부통제가 맞이한 변곡점”
④“비슷한 실패, 다른 교훈…NH투자증권이 배워야 할 통제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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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NH투자증권(윤병운 대표이사)이 최근 몇 년간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은 비대면 고객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거래액을 두 자릿수 증가율로 견인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런 빠른 속도의 기술 혁신은 내부통제의 물리적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자동화된 알고리즘 추천 상품은 판매자의 설명 의무를 약화시키고 개별 고객의 위험 선호도를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리스크 검증 공백을 야기한다.
또한, 비대면 계좌의 자금세탁방지(AML) 검증 과정은 데이터 기반의 실명 확인 및 거래 목적 검증에 의존해 이상 거래 탐지가 사후적으로 이뤄지는 한계를 보인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 환경에서는 프로젝트 정보 접근 권한이 부서 간 중첩되어 누가 어떤 정보에 접근했는지에 대한 로그 추적이 지연되는 등 내부자 정보 접근 통제 또한 약화되고 있다.
이런 디지털화는 내부통제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속도와 정확성 사이의 간극을 벌리는 구조적 모순을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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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NH투자증권, 내부통제 준법감시본부 확대 개편…실행력 확보는 의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2025년부터 이사회의 내부통제 기준 실효성 점검이 의무화됐으며, 금융감독원은 임직원 이해상충 방지, 내부정보 관리 강화, 사전 리스크 평가 의무화 등을 포함한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이에 발맞춰 이사회 산하 내부통제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이원화하고 사장 직속 준법감시본부를 확대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런 제도적 강화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실행력 확보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위원회 보고가 정기 회의 중심으로 이뤄져 실시간 감시 기능이 약하고, 사장 직속 준법감시 부서는 보고 권한은 있으나, 인사권 및 평가권에서의 독립성이 불완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박사는 알파경제에 “ 각 사업부가 별도의 시스템을 사용함에 따라 내부통제 데이터의 통합 분석이 어렵다”면서 “영업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구조는 내부통제 목표와 상충되는 구조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체계는 제도적으로는 대형 증권사 수준에 도달했으나, 운영 단계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의사결정과 조직문화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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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해외 IB 크로스보더 자산운용 확대 불구…내부통제 체계 글로벌 스탠더드와 격차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해외 IB와의 크로스보더 자산운용을 강화하고 있으나, 내부통제 체계는 여전히 국내 기준에 머물러 있다.
해외 거래의 사전 리스크 평가 모델은 현지 규제나 제3자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며, 해외 자회사 간 정보 공유 제한으로 그룹 차원의 통합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이 미흡한 상황이다.
JP모건,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AI를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기반 통제 시스템을 운영하며 내부자 이상 패턴을 즉각 탐지하는 것과 달리, NH투자증권은 여전히 사후 점검 중심의 정기 감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와의 격차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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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디지털, 글로벌, 비대면 중심 금융환경 속 내부통제 재정의 변곡 시점”
NH투자증권 내부에서는 "통제를 강화하면 영업이 느려진다"는 인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속에서 리스크관리 부서의 제동은 '비협조'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으며, IB와 WM 부문 간 정보 공유 제한은 책임 전가로 이어지는 사례를 반복시킨다.
내부통제가 '안전장치'가 아닌 '속도 제한 장치'로 인식되는 현실에서 제도적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이창운 법학박사(상법) 겸 전 금감원 조사총괄국장은 “금융 환경이 디지털, 글로벌, 비대면 중심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은 사건 재발 방지를 넘어 통제의 목적 자체를 '조직의 생산성 확보'로 재정의해야 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내부통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4회차 예고
<“비슷한 실패, 다른 교훈…NH투자증권이 배워야 할 통제의 조건”>를 통해 반복되는 통제 실패 패턴을 추적하고자 한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